사서직 처우개선

“사서수당, 40년 넘게 동결…인상 필요”

2024-09-12 13:00:03 게재

월 2만~3만원에 불과한 수당 현실화해야 … 문체부, 인사혁신처에 조정안 제출

42년째 동결돼 있는 사서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도서관협회(도협)는 12일 “1982년 신설된 이후 인상 없이 유지되고 있는 사서수당의 현실화를 통해 사서직 처우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서수당 조정안을 만들어 담당 부처인 인사혁신처에 제출한 상태다.

도협은 2025년도 국가직 공무원에 대한 사서수당 조정을 올해 초부터 문체부에 요청해왔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가직 사서직 공무원의 경우 5급 이상은 월 3만원을, 6급 이하는 월 2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도협은 이를 5급 이상은 월 15만원을, 6급 이하는 월 13만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천시립도서관 내 다양한 제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 최근 공공도서관이 다양한 공간을 조성하면서 사서들의 업무가 다양화하고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 이의종

◆5급 이상 월 3만원, 6급 이하 월 2만원 = 국가직 사서직 공무원은 870명이며 이에 따른 연간 소요 예산은 13억8192만원이다. 도협은 국가직 사서직 공무원에 대한 사서수당에 대한 인상을 시작으로 지방직 사서직 공무원에 대한 사서수당을 차례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직 사서직 공무원의 경우, 5급 이상은 월 3만원을, 6급 이하는 월 2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2023년 5월 10일 당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주최로 ‘도서관에는 사서 노동자가 있다’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도 공동 주최로 참여했다. 사진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제공

사서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이전부터도 있었다. 2023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사서라는 직업의 정체성과 동기부여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사서수당 인상에 대해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도협의 간담회에서 유 장관이 “사서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서수당 현실화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1월 유 장관과 도협의 간담회에서 유 장관은 “입법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행정부 국가직 및 지방직 사서수당 인상을 추진하겠으며 이를 이행하기 위해 인사혁신처와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같은달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서의 처우에 관한 요구가 있었는데 적어도 대우가 좋다는 국회도서관 수준으로는 맞춰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서 업무환경 변화, 업무량 증가 = 도협은 올해 문체부에 제출한 ‘2025년도 국가공무원 수당조정(사서직 수당)에 대한 의견’에서 사서수당 현실화의 필요성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도서관은 우리나라 문화기반시설 중 국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2023년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공공도서관 이용자 수는 약 1억7500만명으로 박물관 미술관 생활문화센터 문예회관 지방문화원 문화의집 문학관 영화관 야구장과 비교할 때 가장 이용자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서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며 연령과 성별 직업 신념 장애 인종을 넘어 불특정 다수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엔 지식정보의 수집 정리 제공 보존 등과 같은 전통적 업무는 물론, 평생교육과 독서 문화 예술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갈수록 다양화하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이후 사서들의 업무환경이 변화하고 업무량이 증가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A 도서관에 원하는 자료가 없는 경우 B 도서관의 자료를 A 도서관에서 대출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대차 서비스와 택배 대출이 급증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각종 온라인 서비스 및 콘텐츠 개발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까지 업무 영역이 확대되면서 최신 기술 변화에 적합한 역량이 요구되는 추세다.

곽승진 도협 회장은 “42년간 동결돼 있는 사서수당을 현실화해 사서직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도서관 서비스의 확대, 대민업무 활성화 등 업무범위가 확대되는 사서직에 사서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주석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전국 공공도서관에 사서직 공무원이 법적으로 배치돼 있다”면서 “사서직 공무원들은 책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상황 이후 비대면 서비스와 행사 등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사서수당은 40년 넘게 변화가 없는 상황으로 지난해 국회 토론회를 열어 내년에 사서수당이 인상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 반드시 사서수당 인상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사서수당 인상 의지 밝혀 = 문체부는 사서수당 조정안을 인사혁신처에 제출해 사서수당 인상을 요청했으며 관련해 적극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에 꼭 사서수당을 인상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인사혁신처에 사서수당 조정안을 제출했으며 사서수당 조정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이와 관련 “사서수당 인상을 문체부에서 요구했고 사서수당을 포함한 각종 수당 인상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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