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둔화에 중국 무역 '예상밖 하락'

2022-11-08 11:04:36 게재

수출 -0.3%, 수입 -0.7% …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 여부 관심

중국의 무역 실적이 2년여 만에 예상치 못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경기 침체 우려로 해외 수요가 줄고,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주택 경기 침체로 중국내 소비도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7일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 항구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AFP=연합뉴스


7일 블룸버그는 중국 해관총서 통계를 인용해 중국의 10월 수출(달러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4.5%를 크게 밑돈 것이다.

수입도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해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을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 0.1%보다 낮았다. 이로 인해 10월 중국 무역 수지는 851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약세는 부동산 시장 침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지속적인 혼란, 소비 위축으로 인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 2년 동안 중국 경제의 큰 버팀목이었지만 팬데믹 수요가 사라지면서 힘을 잃고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부진은 대외 수요 위축과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차질이 모두 반영된 것 같다"면서 "세계 경제가 둔화함에 따라 앞으로 몇 달 동안 수출 증가율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존스 랭 라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팡은 "주요 경제가 통화정책을 더욱 강화하면서 선진국 시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면서 "10월 미국, 유럽, 일본의 구매관리자 지수(PMI) 데이터가 전달보다 감소한 것은 선진국의 수요가 계속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고 대만과 홍콩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다만 동남아 수요는 계속 강세를 보여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6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해관 통계에 따르면 가전제품 수출액은 올해 1~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해, 전체 제품군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 기간 가구, 조명 장비, 의료기기 수출도 감소했다. 반면 10월 한달 동안 중국 기업들은 35만2000대의 차량과 섀시를 출하해 이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하며 자동차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수입 감소세는 호주, 미국, 일본, 한국 및 대만에서 구입이 모두 감소하면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엄격한 방역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대두 수입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석탄 수입은 동절기 비축량을 늘려야 하는 시기임에도 전월보다 줄면서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또 주택건설 수요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철강 등 건설자재 수요가 사라지면서 1~10월 철광석 수입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경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수줴팅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정기 브리핑에서 "4분기에 대외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무역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불확실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는 중국에서 상품을 운송하는 비용을 계속해서 낮추고 있으며,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40피트 규모 컨테이너를 보내는 가격이 가격 급등 이전인 2020년 중반 수준으로 돌아왔다. 중국 상하이 항구에서 출하되는 상품의 양은 이미 9월까지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10월에도 감소세가 지속돼 운임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선진국들의 공격적인 긴축정책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올해 들어 여섯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유럽 국가들도 곧 이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는 코로나 발생과 엄격한 통제 조치가 주요 우려 요인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수록 사람들이 소비 대신 저축을 선택하게 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힘들어진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지난달 열린 당 대회에서 침체된 경제를 구제할 계획을 거의 제시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의 역사적인 패전을 촉발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중국이 코로나에 대한 무관용 접근 방식을 완화할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