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순방 '이번엔 별 탈 없을까'

2022-11-11 11:30:35 게재

마드리드선 '비서관 부인 전용기 탑승'

영국에선 '조문' 미국선 '비속어' 공방

동남아 방문 직전 'MBC 전용기 탑승불허'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1일 순방길에 올랐다. 취임 후 세 번째 해외순방이다.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든든히 뒷받침"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각오와는 별개로 대통령실 안팎에선 '이번엔 별 탈 없어야 할 텐데' 하는 우려 시각이 적지 않다.

순방길마다 크고 작은 논란거리가 돌출돼 정쟁과 국민여론 악화의 빌미가 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올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민간인 부인을 전용기에 동행시킨 사실이 귀국 후 드러나 보안 및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9월 영미 순방 당시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참배여부를 둘러싼 '조문논란', 유엔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는 '비속어 사용논란'이 돌출돼 귀국후 정국의 '블랙홀'이 됐다.

이번 동남아 순방을 앞두고는 'MBC 전용기 탑승거부' 조치로 일찌감치 잡음이 일었다.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pool·대표취재) 기자단(이하 출입기자단)은 10일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다.

출입기자단은 이날 특별총회를 거쳐 배포한 '풀기자단 소속 문화방송(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관련 입장문'에서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로 전체 출입기자단에 큰 혼란을 초래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출입기자단의 대통령 전용기 동승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고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한다"며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9일 밤 MBC 취재진을 순방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해당 방송사 출입 기자들에게 통보했다.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됐으므로 국익을 위한 순방에서 취재편의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이유다.

한편 MBC 탑승 배제 조치에 항의해 출입기자단 중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해 취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11일 "세 번째 순방인 만큼 국격에 맞는 성과를 한층 능숙히 거두리라는 기대가 있다"며 "그러나 이번에도 실수가 나온다면 '실력(문제)'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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