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제약' '특정기자 면담' 논란에 얼룩진 순방

2022-11-15 11:23:41 게재

"한미·한일 정상회담 취재불허" … "양국 협의 따른 것"

윤 대통령, 전용기서 특정 기자들과 비공식 면담 뒷말

'전용기 탑승거부' 논란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이 이후 과정에서도 후속논란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대통령실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된 한미·한일 정상회담 당시 '순방기자단의 풀(pool) 취재(소수의 취재진이 기자단을 대표해 현장을 취재한 뒤 전파하는 방식)를 불허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양국 사전 협의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14일 서면브리핑에서 "정상 외교 프로토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13일 프놈펜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20개국(G20) 관련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회담은 출입기자단의 현장 풀취재가 아닌 대통령실 관계자가 회담 내용을 정리해 사후 전하는 '전속'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부대변인은 "두 회담이 대통령실 전속 취재로 진행된 것은 양국 간 사전 협의에 따른 것"이라며 "정상 외교는 의제나 방식, 장소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완전 비공개부터 완전 공개(생중계)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분명한 점은 한 나라가일방적으로 취재나 보도 방식을 정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양국이 협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 나라가 임의로 취재를 제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외교 행보를 폄훼하는 것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13일 전용기 안에서 일부 방송매체 기자 2명만 따로 불러 만났다는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윤 대통령과 순방 기자단은 이날 오후 8시쯤(현지 시각)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이륙, G20 행사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 한 승무원이 일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자 해당 기자들이 전용기 앞쪽에 있는 대통령 전용 공간으로 이동했다는 것. 이들 두 기자는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기자는 배우자가 검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거부 조치로 취재제약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대통령과 평소 인연이 있어 이동 중에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며 "취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발리=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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