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등 9개국, 베트남에 155억달러 지원

2022-12-16 11:07:10 게재

"석탄 사용 줄여달라"

주요 7개국(G7)과 노르웨이, 덴마크 등 9개국이 베트남의 석탄 연료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155억달러(약 20조2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9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베트남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이같은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탄소배출 제로 목표 시점을 설정하고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들 9개국과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파트너십(JETP·Just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에 동의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에 이어 세번째로 JETP에 가입하게 됐다.

JETP를 통해 베트남에 지원될 155억 달러는 9개국 정부와 기업이 앞으로 3∼5년에 걸쳐 마련하며, 대부분 차관 형태로 제공된다고 영국 외무부가 밝혔다.

선진국들은 이 돈으로 베트남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생산 시설을 확충해 탄소 배출 정점 연도를 2035년에서 2030년으로 앞당길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은 2030년에는 석탄 화력에 의한 전기 생산량을 당초 예상치 37GW에서 30.2GW로 줄여 신재생 에너지 의존율을 기존 목표 36%에서 47%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이 야심 찬 클린 에너지 전환 정책을 마련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맞서는 싸움에 나서게 됐으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기후 특사로 임명된 존 케리 전 상원의원은 여러 차례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정부가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선진국들과 함께 청정에너지 개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케리 특사는 오바마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고, 베트남전 참전 이력도 갖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동남아시아의 중심인 베트남의 경제는 역동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늘 우리의 투자로 베트남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면서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오늘의 성명은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앞서 당초 11월 개최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JETP에 가입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원계획안을 둘러싼 의견 불일치로 가입이 한차례 무산됐다. 이후 EU(유럽연합)와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EU·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담을 계기로 회담 전 더 큰 규모의 최종 지원안을 제시하며 베트남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JETP는 개발도상국·빈곤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이 도와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도국들의 탈석탄 및 에너지 전환을 재정·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네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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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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