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태국을 전기차 생산·수출기지로"

2022-12-19 10:51:13 게재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

핵심 광물·부품사 경쟁력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을 전기차 생산·수출 기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9일 '아세안 자동차 시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아세안상품무역협정(AMIGA)과 2022년 아세안 자동차장치 상호승인(APMRA) 발효에 따라 아세안 지역에서 자동차 수출입은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가입한 APMRA는 아세안 회원국 사이 특정 자동차장치를 거래할 때 승인 절차를 간소화해 무역 촉진 효과가 있다고 평가된다.

보고서는 아세안 회원국 중 전기차산업 육성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니켈 등 핵심 광물을 많이 보유했고, 내수시장 규모도 크다. 태국은 자동차 생산·수출 기지로서 축적된 부품사·인력·공급망 네트워크가 장점으로 꼽힌다.

양국은 전기차 산업지원정책에 현지생산 요건을 부가해 자국 산업 육성을 촉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 금지조치를 취해 자국 내에서 배터리를 제조·가공하도록 했다.

또 부품 현지화율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에만 15%에 달하는 사치세를 면제한다. 자국 내 공장을 보유한 제조업체가 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선 8000만루피아(670만원)를 지급할 계획이기도 하다.

태국은 아세안 회원국 중 유일하게 전기차 구매보조금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다. 보조금 지급조건에 자국산 배터리·부품 사용요건을 부가해 배터리 제조 산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아세안 시장에 판매 중이며, 태국에 최근 생산·판매 자회사를 설립했다. 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일본 자동차기업들도 2025년내 현지 생산·판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서현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완성차 제조사 모두 현지 생산이 불가피해졌고, 동일한 경쟁 선상에 서게 됐다"며 "현지생산은 경쟁국 대비 우리나라에 불리한 관세율 요건을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승용차 관세율은 40%로 중국 0%, 일본 20%보다 높아 수출에 불리하다.

다만 2022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돼 일부 품목 관세율이 인하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