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가별·품목별 수출 전망

중국 줄고 미국 더 늘듯 … 유럽연합·일본은 '현상유지'

2023-01-03 11:02:33 게재

중국으로 수출증가 예상품목 없고 미국은 석유화학만 감소

미국, 동맹국과 공급망협력 강화하는 '프렌드쇼어링' 본격화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중국의존도가 더 줄고, 미국비중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에도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4% 이상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하며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고, 비중도 15%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미·일 협력으로 중국 위기감 고조 = 3일 코트라(KOTAR)가 펴낸 '2023년 수출전망 및 지역별 시장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약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경기부진과 불확실성 우려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대미국 수출은 북미지역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정책으로 한국에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맹국간 협력으로 공급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의 본격화다.

아세안 인도 중동 아프리카로의 수출도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코트라 중국지역본부는 "중국 수출경기는 상방요인(제로코로나 정책 완화, 인프라 투자 확대)과 하방요인(내수 침체, 미중갈등)이 혼재하며 올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둔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은 1558억달러로 전년대비 4.4% 감소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비중도 2021년 25.3%에서 2022년 22.9% 줄었다.

특히 중국의 미래산업인 반도체, 신에너지차, 이차전지 등 분야에서 한·미·일 협력이 강화(반도체는 한·미·일·대만 공급망 협의체 '칩4' 추진)되며 중국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없고, 무선통신기기와 석유화학이 유지보합세로 관측된다. 반도체 일반기계 철강제품 컴퓨터 화장품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중 자동차는 전년대비 417.2% 증가했다.

◆대미수출, 지난해 첫 1천억달러 돌파 = 코트라 북미지역본부는 "올해 미국의 산업환경은 기후변화 대응산업과 자동화 시스템(로봇)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동맹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정책으로 우리의 수출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후변화 산업의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에너지·전기차·항공 부분에서 그린산업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산업은 임금 상승 및 구인난 극복을 위한 코보틱(사람과 로봇의 협업) 시대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기업의 리쇼어링(Reshoring) 추진으로 산업 전반에 자동화시스템 도입이 확산되며 로봇산업 성장을 견인한다.

올해 수출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은 이차전지 선박 자동차 자동차부품 평판디스플레이 등이다.

철강제품 일반기계 반도체는 유지보합, 석유화학은 유일하게 감소품목으로 예상됐다.

2022년 대미국 수출은 전년대비 14.5% 증가하며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었고(1098억달러), 수출비중은 14.9%에서 16.1%로 뛰었다.

◆아세안·인도·중동·아프리카 소폭증가 = 올해 아세안 인도 중동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세안의 경우 베트남은 애플 구글 등 주요 IT기업 이전에 따른 관련 기자재와 국가에너지정책(말레이시아), 전기차산업발전법(필리핀) 등 관련 품목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는 생산연계 인센티브(PLI)를 활용한 이차전지·반도체 수요가 늘고, 코로나 이후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동은 고유가 수혜로 인한 탈석유 프로젝트 활성화가 우리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중고자동차와 차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는 역내 공급망 구축(AFCFTA 시행)으로 우리기업의 현지 공급망 진입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이에 비해 유럽연합(EU)과 대양주(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은 현상유지에 급급할 것으로 보인다.

대EU 수출증가율은 전년대비 둔화될 전망이다. 경기부진에 따른 역내 생산·소비·투자 위축,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규제·정책강화가 원인이다. 2022년 EU의 수출비중은 9.9%였다. 디지털·친환경 시장은 우리가 적극 진출해야할 분야로 꼽힌다.

대양주는 원자재시장 확대에 따른 광물 가공처리, 탈탄소 인프라 확충에 따른 건설기자재시장이 관심분야다. 일본은 디지털전환과 탈탄소 산업전환 수요에 대응한 설비투자 확대가 예상되며, 중남미는 한류 확산에 따른 한국산 소비재 수요를 공략해볼 만하다. CIS는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인한 역내 공급망 재편으로 중앙아시아 수출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선박 수출 대폭 증가 기대 = 품목별로는 이차전지와 선박의 대폭 증가가 예상된다.

이차전지는 글로벌 전기차 산업 성장으로 수요가 당분간 뒷받침될 전망이다. EU는 2035년 이후 내연차 판매 금지를 선언했다. 또 미국 등 주요국의 공급망 내재화로 우리기업의 해외생산 비율이 늘면서 이차전지 관련 소재 부품 장비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은 2020년 4분기 이후 수주한 컨테이너선·LNG선 등 물량 인도 가 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친환경선박을 비롯 크루즈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방산분야 선박기자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는 유럽의 크루즈 관광 재개, 중국의 LNG선 수요 지속, 필리핀의 군 현대화사업 등이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투자 보류와 인력부족 등 불확실성이 내재해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는 소폭 증가, 무선통신기기 섬유류 화장품은 현상유지가 예상되는 품목이다.

반도체 철강 일반기계 컴퓨터 가전 석유제품 석유화학은 소폭감소가 예상됐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경제 하락세로 전방산업 수요 감소가 장기화될 전망인데다, 자국 우선주의 현상은 악재로 꼽힌다.

다만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재고소진, 차세대 D램 출시 등 하반기부터 메모리 단가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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