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내일신문 1,000호를 기념하며

2023-02-02 14:52:01 게재

필자의 장모님은 93세이시다. 설 명절을 맞이하여 세배차 방문하였다. 서로 늙어가는 처지에 절을 받지 않겠다고 하신다. 한사코 거절하시니 절하기도 좀 거북하여 허리 깊숙이 굽혀 인사하며 준비해 간 금일봉을 드리니 해맑게 웃으신다. 허리가 좀 아프다고는 하시지만 매우 정정하시다. 목소리도 쩌렁쩌렁하시고, 시력이나 청력이나 모두 정상이시다.
어른들은 아파트 현관에 있는 생활 정보 신문을 자주 챙겨보신다. 스마트폰이 우리들의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활자 신문은 그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장모님은 강남서초 내일신문은 내용이 다양하고 충실하다며 좋아하신다. 주변 어떤 고등학교는 의대를 많이 보내고, 어떤 고등학교는 서울대를 몇 명 보냈는지 훤히 알고 계시다. 지역 교육 정보에 밝은 내일신문 덕분이다. 장모님은 평양에서 태어나셔서 6.25 전쟁 중에 남한으로 내려오셨다. 젊은 시절 강원도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오랫동안 하셨다. 요사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크게 걱정하신다.

장모님의 첫 번째 지적은 요사이 아이들이 줄을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온 아이는 먼저 온 것만큼 혜택을 주어야 하고, 성적이 좋은 아이는 성적이 좋은 만큼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먼저 온 놈과 늦게 온 놈이 같고, 공부 열심히 한 놈과 공부하지 않고 놀기만 한 놈이 어찌 같을 수 있냐고 말씀하신다. 특히 바쁘고 복잡할 때 줄 서는 것은 진리라고 말씀하신다. 학교가 이런 기본적인 진리를 확실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장모님은 한마디 더 붙이신다. 요사이 애들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단다. 얼마 전 성당에서 초등학생들이 성경 공부하는 것을 구경하는데, 신부님과 수녀님이 ‘학생들 조용히 해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해도 아이들은 계속 떠들고 자기들끼리 놀고 있더란다. ‘어른이 말씀하면 쳐다보고,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앞에 서 있는 어른을 무시하는 어린이들이 커서 뭘 하겠냐’며 교육자 출신 사위를 훈계하신다.

교육! 가정에서는 자녀를 자립시키는 일이고 국가에서는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다. 학생 본인이든, 부모든, 국가든 모두에게 미래를 위한 일이다.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며 남을 배려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 행복한 미래가 보장된다. 자녀가 학업에 정진하여 전문가로 성장하면 부모는 노년을 자부심 속에서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국가가 청소년과 청년을 바르고 실력 있는 글로벌 인재로 길러내면 부강한 나라로 번영할 수 있다. 개인이나 국가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교육이다. 생존과 행복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교육은 상당히 복잡하다. 교육 이전에 개인의 인권과 존엄성이 강조된다. 개개인의 존엄성을 그르치지 않는 범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훈육해야 한다. 게다가 현대 사회는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학부모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늘 고민이다. 양질의 교육 정보가 매우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에 밀려 자녀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좌표와 방법과 정보를 담은 매체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강남서초 내일신문은 어려운 환경에서 그 임무와 역할을 단단히 해내고 있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디지털 리터러시가 답답한 사람들에게 강남서초 내일신문의 인기는 여전하다.

강남서초 내일신문이 드디어 1,000호를 돌파하였다. 강남서초지역은 마치 용광로와 같이 교육열이 펄펄 끓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 정보를 20년 넘게 만들고 실어 날랐다. 엄청난 사역을 묵묵히 해왔다. 강남서초 내일신문 리포터님,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아울러 강남서초내일신문이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신동원(전 휘문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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