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활력 숙련기술인

숙련기술인의 날…유공자 18명에게 훈장·포장

2024-09-20 13:00:28 게재

은탑 배명직 기양금속공업 대표, 동탑 김병희 HD현대중 기정, 근정 박상욱 공군 준위 … 지난해 법정기념일 지정

숙련기술은 산업현장의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 도전과 실패의 결과이자 인적자원개발의 성과다. 숙련기술과 숙련기술인은 산업현장 곳곳에서 활력을 불어넣어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기술발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하지만 숙련기술이라 하면 어렵고 힘든 일을 떠올린다. 이러한 숙련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삶을 살면서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성장하는 장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수 숙련기술인 발굴, 숙련기술 전수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숙련기술인에 대한 국민인식 및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난해 6월 ‘숙련기술장려법’이 개정되면서 매년 9월 9일을 ‘숙련기술인의 날’로 지정해 우리나라 54번째 법정기념일이 됐다. 올해 처음으로 별도 행사를 열고 ‘숙련기술인, 영원히 웅비하라’라는 슬로건으로 숙련기술 장려에 힘쓴 숙련기술 유공자 18명을 선정해 훈장과 포장 등을 수여했다.

한편 제47회 국제기능올림픽이 프랑스 리옹에서 9월 10일부터 15일까지 열렸다. 한국은 49개 직종 57명 국가대표 선수가 대회에 참가해 종합 2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국가 간 기술경쟁의 축소판인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대한민국 기술독립’을 이끌 갚진 경험과 성장할 수 있는 장이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직업기술도 마찬가지다. 모든 직업인은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익혀 숙련된 기능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 사회가 청년이 희망하는 진로와 경력개발에 필요한 직업기술을 배울 기회를 많이 만들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바뀌어 나가야 한다.

2024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4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산업인력공단 제공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공단)은 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숙련기술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숙련기술 유공자 18명에게 포상했다. 또한 새롭게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13명 및 기능한국인 6명에게 증서를 수여했다.

숙련기술인의 날(매년 9월 9일)은 숙련기술인에 대한 국민인식을 제고하고 숙련기술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처음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법정 기념일 제정이후 처음으로 열린 ‘2024 숙련기술인의 날’에는 ‘숙련기술인, 영원히 웅비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수상자, 정부·국회·숙련기술인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배명직 기양금속공업 대표이사
영예의 은탑산업훈장은 배명직 기양금속공업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배 대표이사는 44년간 표면처리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로 대한민국명장과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허기술 등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을 통해 표면처리 산업 발전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사단법인 대한민국숙련기술인총연합회 회장으로 숙련기술의 날 제정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배 대표이사는 “지난해 숙련기술인의 날 제정된 것은 우리 사회가 숙련기술인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신호”라며 “앞으로도 숙련기술인으로서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후배 기술인들에게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희 HD현대중공업 기정
동탑산업훈장은 생산기계 분야에서 48년간 근무한 김병희 HD현대중공업 기정이 선정됐다.

김 기정은 국내 최초로 건조한 모스 타입(Moss Type) LNG선의 ‘돔노즐피스’(LNG탱크에 LNG가스를 주입하고 빼낼 수 있는 부품) 가공기술을 인정받아 대한민국명장, 국가품질명장 등에 선정된 바 있다. 배관공장 자동화 구축사업 추진으로 조선업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김 기정은 “그간의 경험과 지식으로 조선산업 고도화에 평생을 헌신하겠다”면서 “후배양성을 통해 숙련기술인 배출과 기술 강국의 초석을 세우는데 여생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욱 공군 제8전투비행단 준위
박상욱 공군 제8전투비행단 준위가 근정포장을 받았다.

박 준위는 항공기 제작 정비 분야에 32년간 종사하면서 세계 최초 항공기 주요기골검사(주요기골의 구조적 강도와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비파괴 검사) 수행에 성공하는 등 공군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한 공적이 인정됐다.

박 준위는 “숙련기술은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의 결과”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신뢰받는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이날 기념식에서 “지난해 숙련기술인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숙련기술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숙련기술인의 날 제정의 참뜻을 기억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숙련기술인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숙련기술 활성화 정책을 체계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숙련기술인의 날을 기념해 이날부터 대한민국명장을 대상으로 네이버 인물정보 등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현재 184명을 먼저 등재했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한민국명장과 숙련기술인들의 정보를 등재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공단은 “보다 손쉽게 국민들이 숙련기술인에 대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숙련기술인 위상과 인지도가 대폭 제고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부와 공단은 대한민국을 이끌 청년 기술인재를 양성하고 숙련기술인을 우대하는 사회적 인식 조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공단은 대한민국 명장, 우수 숙련기술자, 숙련기술전수자 및 숙련기술장려 모범사업체 선정 등 지원사업을 통해 숙련기술에 대한 국민인식을 개선하고 있다. 1986년 이후 대한민국명장 708명, 2011년 이후 우수 숙련기술자 759명, 1995년 이후 숙련기술전수자 149명를 비롯해 숙련기술장려 모범사업체 82개사를 선정했다.

2026년 영남권(울산) 숙련기술진흥원 건립과 2025년 숙련기술인 포털인 마이스터넷 인프라 확충 등 기술전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까지 우수 숙련기술인의 디지털 인증서 발급, 인터넷 포털 인물정보 등재 등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네어버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이우영 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기술인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년 기술인재'가 더욱 늘어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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