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노상원 별동대’ 군간부들 조준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 피의자 조사
국방부 혁신기획관·방첩사 1처장도 대상
‘12.3 내란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계엄에 동참 또는 동조했던 군 관계자들을 조준했다.
특수단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2차 햄버거 회동’ 멤버인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을 피의자로 소환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 등과 함께 경기도 안산의 한 햄버거 매장에서 노씨를 만나 계엄을 모의한 의혹을 받는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시 전차부대를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의 당사자기도 하다. 또 노씨가 사조직 겸 별동대 격으로 꾸리려 한 ‘제2수사단’의 수사단장에 이름이 올랐다.
경찰은 전날 구 여단장을 비롯해 방 기획관, 정성우 방첩사령부 1처장을 입건하고 각각 출석을 요구했다.
노씨의 제2수사단 부단장으로 거론된 방 기획관과는 소환 날짜를 조율 중이다.
정 1처장은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장악 임무’와 관련한 구체적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방첩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선관위 서버 압수를 지시받은 핵심 부대다.
다만 정 처장은 당시 윗선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정 처장의 변호인은 입장문에서 “정 처장은 다섯 번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여 전 사령관의 불법 명령을 직접 중단시켰다는 것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수단은 계엄의 핵심 배후로 꼽히는 노씨가 정보사 내 사조직 ‘수사2단’을 구성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수단은 인사발령 문건 등을 토대로 수사2단에 현직 군인들이 가담한 것을 파악하고 수사를 이어 가고 있다.
특수단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전체적인 진행 과정에서 1, 3일에 있었던 (햄버거) 회동은 노 전 사령관이 중심이 돼서 별도의 수사2단을 만든 모임이라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햄버거 회동 참석자들이) 수사2단 내 3개의 부를 담당하는 구성원으로 들어가 있었고, 이것과 관련된 인사발령 문건과 일반명령 문건 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인사발령 문건은 계엄 포고령 발령 후 김 전 장관이 전달한 일반명령 문건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국방부로부터 문건을 받아 분석한 결과 수사2단에는 단장부터 부대원까지 60여명의 현직 군인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는 임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이들이 직접 병력을 운용하기 쉽도록 합동수사본부 내 별도 조직을 설치했다고 보고 15명을 내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추미애 의원은 20일 제보를 바탕으로 “2차 회동 4인방이 ‘정보사 수사2단’을 사실상 기획과 실행을 모두 맡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이 공개한 조직도에 따르면 구 여단장이 단장을 맡았으며, 방 정책기획차장이 부단장을 맡았다.
한편 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이 입수한 제보 등을 종합하면 올해 9월 노씨는 지난 1일 ‘1차 회동’ 참석자들에게 중소령급 정보사 장교 35명을 뽑아 놓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출신 제외’ ‘시키면 다 하는 인원’ ‘몸이 건장하고 힘 좀 쓰는 인원’ 등의 선발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한편 수사2단 관계자들은 계엄 당일인 3일 문상호 정보사령관의 직접 지휘하에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정보사 100여단에 모여 대기했다.
하지만 4일 비상계엄이 해제되며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풍 구본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