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1년째 적자행진 … 25년만의 처음

2023-03-02 11:13:27 게재

수출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늪'

반도체 -42.5%, 대중국 -24.2%

한국경제의 버팀목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무역적자 행진이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2월 수출은 501억달러(약 66조3825억원)로 지난해 같은기간 541억6000만달러보다 7.5% 감소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2월 수출액은 5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5%(44억달러) 급감해 거의 반토막 수준이 됐다. IT 제품 등 세트 수요 위축에다 K-반도체의 주력인 메모리 제품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47.1%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제품(+12.0%)과 이차전지(+25.1%), 일반기계(+13.0%)도 모두 두 자릿수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은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대(對) 중국 수출이 24.2% 줄며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으로의 수출도 16.1%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16.2%, 13.2% 증가했다.

2월 수입은 554억달러(73조4000억원)로 지난해 동기대비 3.6% 증가했다.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153억달러)이 지난해보다 19.7%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다.

에너지 외 수입은 지난해보다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달러(7조22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3월 이후 1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를 낸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산업부는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확정한 범정부 수출확대 전략을 이행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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