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수학은 사고력이다

2023-11-16 09:32:15 게재

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수많은 전문가를 만난다. "중1부터 고등부를 선행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도 고등부 수업해 주세요" "준비가 늦었으니, 수학 상과 하를 동시에 나가고 싶어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아프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진도만 나가면 정복 가능하다고 생각되나 보다. 수많은 반증이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대학 못 간 많은 고3은 모든 진도를 다 마쳤지만, 점수는 가관이다. 이해도 안되는 선행은 이런 고3이 빨리 되는 지름길일 뿐이다. 이런데도 진도에 집착할 것인가? 진도만 강조하는 것은 빨리빨리 여러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은 장삿속이며 공포마케팅이다. 부모님의 혜안이 필요한 순간이다.

단언컨대 수학은 사고력이다.
생각하는 능력, 사고력이 수학의 본질인데 진도에 치이면 재미없는 공식만 외우고 어디에 적용도 못 하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 재미가 없어진다. 진정 우리의 자녀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가? 아니라면 당장 점검이 필요하다.
우선 자기 학년의 심화를 적극 권유한다. 수능에서 닮음도 원의 성질도 이등변삼각형도 약수와 배수도 모두 출제되었었다. 자기 학년을 버리고 미분을 배웠다고 고등수학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배우는 과정의 심화가 배운 지식의 활용 능력을 높여줄 것이다.
수학의 사고력은 하나의 문제에 여러 가지의 공식과 개념이 복합적으로 사용될 때, 그 로드맵을 선명하게 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선행을 통해서 공식 위주로 공부한 학생들은 배운 지식에 대한 숙지가 부족하여 문제 해결의 로드맵이 뚝뚝 끊어질 것이다. 문제를 풀다가 중간에 막히는 경험이 있는가? 해설을 봐야 이해되는 경험이 있는가? 공식 하나 몰라서 미분 하나 못해서 막혔는가? 아니다. 문제를 이끌어 나가는 수학적 사고력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도 불안할 것이다. 남들이 많이 선행했다는 말에 조급할 것이다. 어쩌면 저렇게 힘들게 선행해서 성공한 학생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 학년 심화만 충실했던 (고1때 수학 상,하만 학습했던) 나의 많은 제자들이 의대에 입학한 것을 보면 조급한 선행은 유일한 정답이 아니다.

케이매쓰학원

신현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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