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흐르는 조국의 강

2024-03-12 13:00:09 게재

조국혁신당 비례정당 지지 최대 25% ‘돌풍’

길 잃고 헤매던 정권심판 민심 얻었나

개혁신당·새미래, 3지대 주도권 잃고 ‘찬밥’

조국혁신당의 비례 정당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 25%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지지율이 실제 득표로 이어질 경우 조국혁신당은 의석 10석 이상의 제3당의 위치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거대 양당 심판론으로 3지대를 선점하려 했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조국혁신당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조국혁신당 조 국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12일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조국혁신당의 돌풍 조짐이 뚜렷하다.

이날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하겠는지’ 묻는 질문에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4.6%였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31.3%, 더불어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3.3%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날 발표된 메타보이스(JTBC 의뢰)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지난 7~9일 3일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2009명에게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어느 정당을 뽑을지 질문에 조국혁신당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9%였다. 국민의미래는 32%, 더불어민주연합은 21%였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창당 때만 해도 ‘면죄부 정당’으로 비판받았던 조국혁신당 돌풍은 기존의 ‘조국 팬덤’ 지지층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지하지 못하는 표심이 향하고 있다고 본다. 이 대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갈 곳을 잃고 헤매던 윤석열정권 심판 민심이 조국혁신당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분화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기존 민주당 지지층 중 반이재명 세력이 조국혁신당의 지지기반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JTBC 의뢰로 이뤄진 메타보이스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를 찍은 사람 중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40%)이 더불어민주연합을 찍겠다는 응답(36%)보다 높았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 조국혁신당과 ‘느슨한 연대’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지지층의 분화가 심화될 경우 민주당의 입장은 더욱 곤란해질 전망이다. ‘조국의 강’을 다시 한번 건너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의 강력한 부상으로 앞서 3지대 선점을 노렸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찬밥신세가 됐다. 개혁신당은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선 5%, 메타보이스 조사에선 4%를 기록했다. 새로운미래는 더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의 가장 큰 지지기반인 젊은 층 표심을 자극하는 전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미래는 이낙연 공동대표의 광주 출마 및 선대위 체제를 띄우면서 컨벤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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