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모레 홍콩ELS 자율보상 결정

2024-03-27 13:00:07 게재

은행권 이번주 가닥 잡아

개별 손실보전 갈등 예상

KB국민은행이 이르면 이번주 홍콩H지수 연동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를 대상으로 보상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5조원이 넘는 투자원금의 만기가 돌아와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더 이상 시간을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비공식 이사회 간담회를 갖고 자체적으로 조사해 추산한 손실보전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적인 절차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홍콩ELS 관련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시중은행으로 투자자에 대한 보상 여부와 절차 및 기준, 수준 등에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금융당국의 손실보전 권고안이 나오기 전부터 투자자 전수조사를 실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율보상 기준 등을 빨리 정해야 충당부채 등 1분기 비용처리 등이 가능하다”면서 “내부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만큼 이를 토대로 기준과 절차를 확정하는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이사회에서 투자자에 대한 손실보전절차를 시작한다고 해도 세부적인 보상 기준이나 수준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측은 내부적으로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8만개 안팎의 계좌 가운데 5~6만개 계좌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왔는데 보상 수준 등을 놓고 개별 투자자들과 일부 갈등과 진통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다른 시중은행도 발빠르게 자율보상 절차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이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어 관련 절차에 나섰고, 하나은행(27일)과 NH농협은행(28일), 신한은행(29일)도 각각 이사회를 열어 큰 틀에서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은행권내 본점과 영업점 차원에서 불완전 판매가 확인됐다면서 권고안을 제시했다. 금감원이 제시한 권고안에 따르면, 은행측은 손실액의 100%까지 보전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다만 대체로 20~60% 범위안에서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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