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조국혁신당 ‘검찰개혁’ 정조준…“불공정 대명사 돼”
‘검찰 수사·기소 완전 분리’ 검수완박 시즌2 협의
이재명 “검사범죄 처벌” 조국 “다음은 없다” 공감
22대 국회 검찰청법 폐지 등 법안 처리 시도할 듯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선결과제로 ‘검찰개혁’ 입법을 공동 추진할 조짐이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재추진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검사들의 행패가 만연해 있다”면서 개혁의 필요성을,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다음은 없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속도를 강조했다. 양당은 이재명·조 국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정성을 잃은 정치수사라며 반발해 왔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야권의 검찰을 겨냥한 입법공세가 거세질 것을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8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원내 핵심인사가 공동토론회를 열고 검찰개혁 입법전략을 협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와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검찰개혁법안의 핵심으로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꼽고, 22대 개원 직후 빠른 처리를 강조했다.
발제자인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청법을 폐지하고 기소청을 설립하는 법안, 또는 기존 검찰청법에서 검사의 수사 권한을 삭제하고 기소 임무로 제한하는 법안 등이 성안되고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법안 개정을 추진해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며 “협치라는 명목으로 정부와 여당, 검찰에 타협과 시간 끌기의 빌미를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남준 변호사도 “문재인정부는 수사·기소 분리를 임기 내 목표로 삼지 않았는데 많은 국민적 열망과는 차이가 있다”며 “개혁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야권이) 공조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21년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2대 범죄(부패·경제 범죄)로 축소한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 등을 단독으로 통과시켰으나, 윤석열정부의 시행령 개정으로 실효성을 상실했다. 4.10 총선으로 압도적 의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아예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위해 기소청을 설치하고,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추진하는 쪽으로 법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를 강조했다. 조 대표는 8일 토론회 축사에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가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며 “선출되지 않고 통제받지 않는 검찰의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반드시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조국혁신당도 검찰 개혁을 국민께 약속했다. ‘다음은 없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 핵심공약으로 검찰을 공소 제기 및 유지 기능만을 행사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민주당 지도부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부분과 관련된 정확한 TF를 만들어서 진행을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검사들의 행패가 아주 만연해 있다”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8일 최고위 회의에서 장경태 최고위원이 과거 국정농단 수사 당시 검찰이 피의자를 회유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를 거론한 것을 지목하며 “대한민국 검찰이 맞느냐”고 했다. 야당 지도부가 모두 검찰수사에 이은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양당은 검찰수사의 불공정성을 들어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검사는 죄를 지어도 다 괜찮다는 생각, 없는 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괴한 자만심이 (검찰에)가득한 것 아닌가”라며 “검사들의 범죄행위는 일반 시민보다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원내에서 각별히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종합적이고 진정성있는 수사가 필요하지만 지금 검찰로는 힘들다고 본다”면서 “(검찰은) 자기 편은 덮어주고 상대편은 없는 죄도 만드는 불공정의 대명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조 국 대표도 8일 “검찰은 정적이나 비판자의 잘못은 현미경처럼 세세히 들여다보고, 먼지를 털고, 쇠몽둥이를 휘두르지만, 권력자와 그 가족, 검찰 식구의 잘못에는 철저히 눈을 감는다”고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