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나도 안 변했다” 특검법 재발의
민주당, 10일 특검 촉구 천막농성
조국혁신당 “변할 생각없음 확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총선 결과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고, 변할 생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초선 당선자 60여명은 10일 국회 본청 앞에서 비상행동 선포식을 열고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또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국민의 삶을 돌볼 마음도,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며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지게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한민수 대변인은 “국정 기조 쇄신을 바랐던 우리 국민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렸다”면서 “국민의 명령대로, 국민을 외면한 윤석열정부를 견제하고 바로잡아가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후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이 준비하고 있는 각종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외면했지만, 민주당은 민생을 돌보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채 해병 특검법 관철을 위해, 민생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하고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은 10일부터 하루 10명씩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또 지난 총선 전후 이재명 대표가 제기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법안 처리에도 나설 방침이다. 9일 비공개 정책조정회의 후 민생지원금을 포함한 민생회복 긴급조치 관련법 처리 입장을 내놨다. 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방송 3법 등에 대해서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의원 발의 안건이 아닌 당 차원의 당론발의로 집중력을 높여 대여압박 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첫 야당 단독 과반의석을 만들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화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도 윤 대통령이 변화를 거부했다며 비판했다. 조 국 대표는 10일 유튜브채널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총선민심을 거부하고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마이동풍, 우이독경의 사자성어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김보협 대변인도 9일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변할 생각이 없음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견에 기대하지 않았기에 실망할 것도 없다”면서“‘벌거벗은 임금님’ 치하에서 3년을 버텨야 하는 국민들의 신산한 삶이 걱정될 뿐”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1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소통에 나선 것은 좋게 평가한다”면서도 “대통령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협치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받아들여 야당 추천으로 임명한다면 (협치의)의지 있다고 여기고 김 여사 특검 추진 등에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개혁신당 주이삭 대변인은 9일 “내용 대부분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이라 더 새로운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면서 “의대 증원, 채 상병 특검 등에 대하여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여전히 부족함을 알 수 있는 행사였다”고 지적했다. 진보당 정혜규 대변인은 “총선 참패에도 민심을 받드는 국정 기조 전환은 없다는 노골적인 선언”고 비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