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 강공 앞선 민주당 전열 정비
쟁점현안 당론추진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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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민주당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공세를 이어갔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전제로 한 반박에 최근 이뤄진 검찰 고위직 인사를 타깃으로 삼았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4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인선 등을 놓고 “검찰정권의 최일선에서 야당 탄압의 선봉에 섰던 대표적 친윤라인”이라며 “검찰을 더 세게 틀어쥐고 김건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국무회의 처리 시기만 조율하고 있는 상태”라며 “대체 언제까지 국민과 대결하며 오만과 불통으로 일관할 작정이냐”고 질타했다. 박 원내대표는 “열 번째 거부권 행사는 앞으로의 정국을 최악으로 몰고 갈 핵폭탄”이라며 “온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힐난했다.
이 대표도 지난 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기 전후부터 SNS에 자신의 선거법 재판과 관련한 검찰의 공문서 조작 의혹, 민방위 교육자료에서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한 지도 사용, 일본 라인야후 관련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 등을 담은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으며 민주당을 독려했다. 15일 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생명을 천금같이 여기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이를 게을리하지 않겠다 했다.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대한 각오를 다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서 민주당의 대여 강경대응은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이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련해 “국민의힘을 심판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된 측면이 크다”면서 “야당에게 압도적 다수의석을 이뤄진 그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즉 22대 국회 주요 역할이 정부여당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통한 국정기조 전환이라는데 방점을 찍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의 복귀 후 공식행보가 민주당 내부 전열정비에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는 입원 첫날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게시글에 “이제 작은 고개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더 큰 힘을 모아 더 큰 산을 넘어야 한다”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로 내부 갈등과 대립에 힘을 빼지 말고 더 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부족한 건 채워주고 필요한 건 나누며 함께 전진하자”고 적었다. 이 대표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당선자 총회를 복귀 후 첫 공식일정으로 잡은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의장 후보로 나선 추미애 당선인과 우원식 의원은 ‘명심’(이재명 마음)을 앞세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 대표와 호흡을 강조하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놓고 당내 일각에선 의원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부여당을 겨냥한 강력한 견제정책과 법안 등을 당론추진 방식으로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재명 대표도 22대 국회 당선인들에게 ‘당론 수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당선인 총회에서 “우리가 독립된 헌법기관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정치결사체의 구성원이고, 최소한 모두가 합의하고 동의한 목표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정말 양심상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어떤 법안들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보았다. 그것은 정말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당의 공식입장에 대한 무게감과 수용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명계 인사들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연임 추대론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당 안에선 “이 대표의 결심만 남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오는 21일 당선자 연찬회와 22~23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대표직 연임 등과 관련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