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지능 수용자도 조력받아야"
인권위, 법무부에 권고
등록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경계성 수준 지능을 가진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해서도 조사시 진술보조인 등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등록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의사소통이 어려운 수용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변호인은 물론 진술보조인으로부터 조력받을 권리가 보장되도록 관련 지침을 개선할 것을 법무부에 권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구치소에 수용된 A씨가 같은 혼거실에서 생활하던 B씨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뇌전증 장애를 앓고 있었고 피해자 B씨는 발달장애인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자 피의자인 A씨는 장애인 수용자에 대한 형사절차상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구치소측은 A씨가 의사소통이 원활했고,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하는 등 방어권을 보장했다고 인권위에 설명했다.
문제가 된 것은 A씨가 장애인복지법상 국가가 인정한 등록장애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등록장애인의 경우 진술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6년전 뇌전증 진단을 받았고, 정기적으로 약 처방을 받고 있었다.
인권위는 “A씨가 장애인차별금지법 2조에 따른 장애인으로 지적장애는 아니나 지적 능력이 경계 수준의 지능(IQ 70~80)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미성년자라는 점을 고려해 부모 등으로부터 조력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인권위는 “관련 지침 등을 장애인차별금지법 관련 규정에 부합하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경계성 지능장애는 지적장애(IQ 70 미만)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말한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