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운로드 합의금 장사’ 검거
대검, 형사부 우수사례 선정
하보람 검사 등 5명 뽑혀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의 불법 다운로드를 유도하고 합의금을 뜯어낸 범행을 밝혀낸 검사가 대검찰청 형사부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은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최태은 부장검사) 소속 하보람(변호사시험 4회) 검사를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하 검사는 경찰에서 송치된 다수의 저작권법 위반 사건 기록을 검토하던 중,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A씨가 서로 다른 영화제작사 2곳의 직원 자격으로 동시에 고소 대리한 정황을 밝혀냈다.
하 검사는 주거지·사무실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을 거쳐 A씨가 영화제작사 4곳과 계약을 맺고 불법 유포자를 고소한 뒤 합의금을 나눠 갖는 불법 신탁관리업을 운영한 정황을 밝혀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배우자와 함께 ‘토렌트’ 등 파일공유 사이트에 콘텐츠를 올려 이용자들이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하고 1000건 이상의 무차별 고소로 합의금 약 9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하 검사는 A씨를 구속기소하고 그의 배우자와 직원 등 6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대검은 “불법 대량 고소로 부당한 이익을 얻고 콘텐츠 다운로드의 불법성에 비해 지나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광범위하게 초래한 ‘저작권 괴물’ 일당의 범행을 적발해 건전한 저작권 보호와 저작물 유통 질서 확립에 엄정히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모친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김레아(26)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한 수원지검 형사3부(정화준 부장검사 ·박영수 검사)가 형사부 우수 사례에 선정됐다. 김레아는 지난달 25일 경기 화성 봉담읍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자친구 A씨와 A씨의 어머니 B(50대)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3부는 사건 송치 이후 관련자 조사 및 CCTV 영상 분석 등 보완 수사를 통해 여자친구 A씨에 대해 강한 집착과 폭력 성향이 있었던 사실 등 범행의 전모를 규명했다. 또 범죄의 잔인성·피해의 중대성,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유족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정보공개심의의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김레아의 신상정보공개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지검 형사3부는 김레아가 제기한 신상정보공개결정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적극 대응해 기각 결정을 이끌어 냈다. 김레아는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최초로 신상정보를 공개한 사례다.
이밖에 미수금을 받으려 거래처 사장을 횡령범으로 만든 조작 범행을 밝혀낸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박명희 부장검사·최혜민 검사), 22억원 상당 지역주택조합 사기 사건을 적발한 대구지검 형사3부(김해중 부장검사·조현욱 검사), 중증 지적장애 청소년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사건의 전모를 밝힌 목포지청 형사1부(김은경 부장검사·장정윤 검사)도 우수 사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