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험 대비 취약계층 위한 소액보험 개발 필요
보험연구원 CEO 리포트
건강 형평성 개선 위해
정부·보험사 과제 제안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 대기오염 증가, 빈번한 기상이변 등으로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 기후변화가 계층별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보험연구원이 낸 ‘기후변화와 건강 형평성’ CEO 리포트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위험이 저소득 취약계층 및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사회에서 불균형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 위험의 경우 저소득 가구는 단열 성능이 좋지 않고 에어컨이 없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 있는 경우가 많고 △노령 취약계층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인프라, 재정 및 복지 수준, 녹지 비율이 낮은 지역일수록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우・태풍 등 풍수해로 인한 피해 역시 빈곤층, 특정 지역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한 지역이 더 취약한데 특히 서울처럼 주거비가 높은 지역의 저소득층은 침수 위험이 있어도 저렴한 반지하주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기온과 폭염일수는 상승 추세를 보이고, 미세먼지, 오존 등 대기오염 지수가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심장 및 호흡기 질환, 불안, 우울증 등 신체·정신질환을 유발·악화시키고 매개 감염병과 수인성 질병의 확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위험에 대응해 건강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당국과 보험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정책당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불평등 문제에 대응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사회보장제도 내에서 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기후변화 저감 노력을 통해 건강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질병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보장 확대를 고려해 볼 수 있고 기후 위험 감축 산업 분야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험회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보험회사가 기후 위험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저소득층을 위해 소액보험상품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양한 부가 서비스 및 혁신적인 보험상품을 개발·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회사는 지역자치단체, 연구기관 등과 협력해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보험 및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기후 위기 대응 및 상생금융 실천의 일환으로 소액보험 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고 이때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 지수보험 형태의 상품 개발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 위험과 관련해 보험회사는 고객의 건강관리부터 부가서비스 제공에 이르는 전체 건강 가치사슬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 흐름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시장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