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보업계, 소액단기보험시장 적극 진출

2024-06-03 13:00:00 게재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단순·간편 보험 수요↑

한국도 진입활성화 필요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보험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하고 간편한 보험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성장이 둔화된 생명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소액단기보험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2일 보험연구원 kiri리포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보험 소비구조가 고령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기존 세대와 다른 소비특성을 지닌 MZ세대가 보험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고독사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고독사보험,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의 성향을 반영하는 미니보험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는 “삶의 질 중시, 여가・레저 활동 증대 등 생활방식 변화로 인해 실생활의 작은 위험을 보장하는 항공지연·취소보험, 휴대폰액정파손보험, 반려동물보험 등 소액단기보험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소액단기보험 수요가 커지면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던 일본의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이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소액단기보험업은 생존과 재보험을 제외한 소액단기보험만을 취급하는 자본금 1000만엔의 소규모 보험사업으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동시에 취급할 수 있으며, 틈새 보험상품 개발을 위해 상품 심사기준에 예외를 적용해준다.

스미토모생명은 지난 2019년 소액단기보험회사 ‘아이얼소단’을 인수해 고독사보험이나 불임치료보험 등 사회성 있는 보험상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스미토모생명은 향후 ‘아이얼소단’을 그룹 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다이렉트 전문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다이이치생명은 2021년 소액단기보험회사인 ‘다이이치스마트소단’을 직접 설립했다.

‘다이이치스마트소단’은 주로 MZ세대 대상의 간단한 상품, 간편한 가입절차, 신속한 보험금 지급을 회사 모토로 삼아 스마트폰 앱에서 모든 보험절차가 완료되는 것을 사업모델로 하고 있다.

현재는 사업 초기 단계로 스마트폰 앱에서 코로나19 입원비 보장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항공사와 함께 스타플라이어 고객을 위해 항공권 취소수수료 및 환불수수료를 전액보상하는 ‘항공권취소비용보장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닛폰생명도 다이렉트 전문 소액단기보험회사 ‘닛세이플러스소단’을 2022년에 신설했다. ‘닛세이플러스소단’은 절박 유산, 절박 조산, 유선염, 자녀 입원 등을 보장하는 임산부・신생아 의료보험을 판매한다.

이러한 상품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5분 이내에 가입을 마칠 수 있는데 이는 ‘닛세이플러스소단’의 자회사 피나텍스트(Finatext)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형 보험경영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소액단기보험업 진출 목적은 △특유한 소액단기보험 판매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보험모집 추진 △임베디드 보험의 활용 △고객 접근성 제고 등이 있다”면서 생산인구 감소, 시장 포화 등으로 신계약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국내 생보사도 성장성 개선방안으로 소액단기보험업 진출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규모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규제가 적용되는 국내 보험시장에서는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장점이 구현되기 어려우므로 진입 활성화를 위해 건전성제도 등에서 운영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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