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금리 6개월 연속 하락
지난해 10월 이후 0.63%p 내려
가계대출 급증, 집값 자극 우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가계대출 신규 증가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부동산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4년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올해 4월 예금은행 신규취급액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3.93%로 집계됐다.
전달(3.94%)보다 0.01%p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10월(4.56%) 전달 대비 0.19%p 깜짝 상승한 이후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 기간 주담대 금리는 평균 0.63%p 하락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도 지난해 10월(5.04%) 이후 올해 4월(4.48%)까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865조원으로 전달 대비 4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증가액이 전달 대비 5000억원에 그쳐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는 듯하다 다시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증가액은 14조6000억원으로 2022년(8조원)과 2023년(4조8000억원) 같은 기간 증가세를 크게 앞섰다.
이같은 증가세는 5월에도 이어졌다. 은행권 주담대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546조6111억원)은 전달 대비 4조4346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702조7020억원)은 전달보다 4조6990억원 늘었다.
이처럼 주담대 신규증가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데는 신생아 특레대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신생아를 가진 세대를 대상으로 부부합산 1억3000만원의 비교적 고소득 세대까지 최저 연 1.6%대로 5억원까지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집값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5월 4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0.03%)과 전국(0.01%) 아파트 값도 상승 추세다.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4월 약 4만4200호로 전달(약 4만230호)보다 9.7% 가량 증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초 침체했던 주택거래가 올해 되살아나고 있다”며 “여기에 대출을 낀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가계대출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빨라지면 연체율이 늘고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어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