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세금 대비 이자’ 비율 2분기 연속 하락
인플레이션, 고용증가 덕분
올해 미국 연방정부의 세금수입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수 대비 이자 비율이 2분기 연속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금수입 지표에 따르면 1분기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600억달러(8.4%) 증가한 7750억달러였다. 1분기 연방정부의 이자지급액은 2640억달러로, 세수 대비 이자 비중은 34.1%였다. 이 비중은 지난해 3분기 36.1%로,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4분기 35%대로 하락한 바 있다.
온라인매체 울프스트리트는 3일 “올 2분기에는 이 비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제가 냉각될 가능성이 큰 3분기와 4분기, 다시 반전돼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3년 1분기와 2분기 미국의 세수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에게 2022년은 끔찍한 한 해였다. 때문에 양도소득세가 급락했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 암호화폐 등이 랠리를 보이면서 올해 실현수익에 대한 양도세 납부가 늘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과 고용증가 모두 세수를 증가시켰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은 과세대상 임금을 부풀리고 고용증가는 과세대상 임금을 받는 노동자 수를 늘리면서 세수 증가를 가져온다.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동안은 채권 강세장의 영향으로 금리가 지속 하락했기 때문에 연방정부 부채의 증가에도 이자지급액은 거의 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지급이자가 급증했다. 4월 기준 미 재무부가 34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전체 국채에 대해 지급한 평균이자율은 3.23%로, 2010년 초 이후 가장 높았다.
금리가 높아지면 26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유통국채뿐 아니라 저축계좌와 CD, 머니마켓펀드, 회사채 등에서도 과세대상 소득이 발생한다. 미국 가계와 기업은 수조달러에 달하는 이자지급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가계보유 자산의 경우 머니마켓펀드 3조6000억달러, 10만달러 미만 CD에 1조1000억달러, 10만달러 이상 CD에 2조4000억달러가 있다. 2년 전 제로금리 시대만 해도 과세대상 소득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모두 과세대상 소득을 창출한다.
한편 1983년부터 1993년까지 10년 동안 세수 대비 이자 비중은 45%에서 52% 사이를 오갔다. 하지만 90년대 말 당시 막 태동하던 닷컴버블의 도움으로 자본이득 급증과 고용·임금 상승이 이어지면서 해당 비중이 감소했다.
울프스트리트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부채가 과다한 미국정부에게 한가지 해결책은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세수를 부풀리고 오래된 부채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또 평가절하된 달러로 오래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훨씬 더 쉬워진다”며 “이번에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