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기업 압도적 배당으로 주주가치 높여
닛케이, 자기자본배당률 조사
라인야후 자회사 ‘ZOZO’ 1위
일본 내 IT기업을 중심으로 주주배당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높은 이익률과 배당률로 주주가치를 실현해 이른바 ‘일본판 밸류업’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지난해 결산 및 배당실적을 분석한 결과, 라인야후 자회사인 ‘ZOZO’가 가장 높은 주주배당을 실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기자본배당률(DOE)이 38.5%로 전년 대비 9%p 상승했다. ‘ZOZO’는 2024년3월기(2023년4월~2024년3월 사업연도) 결산에서 주당 104엔을 배당해 주당 순이익(148엔)의 70.2%라는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자기자본배당률(DOE)은 주주들이 투자한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자기자본 대비 배당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주환원이 잘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ZOZO’가 이처럼 높은 배당을 할 수 있는 데는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5.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 수익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의류와 패션을 중심으로 1만개에 가까운 브랜드를 인터넷을 통해 위탁 판매·유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결산실적에 따르면, △매출 1970억엔(약 1조7300억원) △영업이익 600억엔(약 5280억원) △순이익 443억엔(약 3900억원) 등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닛케이는 “매출원가를 최대한 억제하는 사업모델을 통해 높은 이익을 거두고 있다”며 “지난해 이후 배당성향 목표치를 기존 50%에서 70%로 끌어올려 다른 상장기업(약 30%)을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상에서 가격비교사이트와 음식점 및 영화 등의 정보서비스를 운영하는 카가구(價格)닷컴도 높은 ROE(36.5%)와 배당성향(50.9%)에 기초해 18.5%의 앞도적인 DOE를 보였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도 DOE가 10.9%로 8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도쿄증시 닛케이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금융회사 등을 제외한 320개사 가운데 ROE가 두자릿수 이상인 기업은 23개사, DOE 두자릿수 기업은 12개로 집계됐다.
키타오카 토모치카 노무라증권 수석전략분석가는 “배당을 중시하는 신NISA제도의 도입으로 자본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커지고 있다”며 “DOE를 경영지표로 채용하고, 자본효율성 개선과 주주환원 확충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면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닛케이5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총 배당금은 역대 최대인 11조엔(약 97조원)에 이르고, DOE는 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