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태국, 브릭스(BRICS) 가입 의사
튀 “브릭스 잠재력 본다”
태 “국가비전 브릭스와 부합”
튀르키예와 태국이 공개적으로 브릭스(BRICS) 가입 의사를 밝혔다. 홍콩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중국을 방문 중인 튀르키예 하칸 피단 외무장관이 “튀르키예가 오랫동안 유럽 연합 회원국이 되기를 기다려왔지만 일부 유럽 연합 회원국들의 반대에 부딪혀 왔다”며 “이제는 브릭스를 통합을 위한 대체 플랫폼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단 장관은 “중요한 협력 플랫폼인 브릭스가 다른 국가에 좋은 대안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우리는 브릭스의 멤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릭스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튀르키예는 브릭스의 잠재력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음 주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플러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참석하는 메커니즘 회의에 참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의는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플러스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한 것이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6년 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자국의 가입 의사를 밝혔지만 그 이후로는 거의 진전이 없었다.
러시아는 튀르키예의 브릭스 가입의사를 환영했다. 러시아 언론 러시아투데이(RT)는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튀르키예 가입 문제가 다음 주 회의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는 “가입 희망을 표명한 수많은 국가의 요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이러한 적극적인 관심을 환영하며 브릭스는 모든 관심 국가와의 접촉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T는 “브릭스에 가입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국가의 주권 평등이라는 핵심 원칙에 기초하여 일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태국도 4일 브릭스 회원국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고 RT는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태국 차이 와차론케 정부 대변인은 현지 언론이 인용한 성명에서 내각이 태국의 가입 의사를 표명하는 공식서한 문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차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 서한은 태국이 세계 다극화의 중요성과 국제 문제에서 개발도상국의 역할 증가를 이해하고 있음을 선언하는 내용이다. 또 태국의 미래 비전은 브릭스 원칙과 일치하며 태국의 가입은 국제무대에서의 역할 강화, 새로운 세계 질서 형성에 참여할 기회 제공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태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서한은 밝혔다.
현재까지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힌 나라는 바레인, 벨로루시, 쿠바,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세네갈, 베네수엘라 등 15개국 가량으로 알려졌다.
브릭스 플러스 국가는 세계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고, 인구는 약 35억 명으로 세계의 45%에 이른다. 또 세계 석유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 브릭스는 현재 전 세계 GDP의 36%를 차지하고 있으며, G7 국가는 3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브릭스 산하 신개발은행(NDB) 총재인 딜마 호세프는 지난 2월 브릭스가 향후 4년 동안 명목 GDP에서 G7을 추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