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북부 또 공습 수십명 사망
어린이 20여명 포함 사망자만 100여명 이를 듯 …미 국무부 “끔찍한 결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가자 보건부는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의 주거용 건물을 공격해 최소 93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거나 실종했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사망자 가운데 최소 20명의 어린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 보건부는 “여러 피해자들이 여전히 잔해 속에 묻혀 있거나 도로 위에 있으며, 구급차와 민방위대가 그들에게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도 민간인 피해가 많은 것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를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 끔찍한 사건”이라고 불렀다. 그는 기자들에게 미국 관리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연락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다고 말한 뒤 사망자 중 다수가 어린이라는 보도를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번 공격이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로 충격을 받았으며, 상황에 대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영상에는 폭격을 당한 4층 건물 밖 바닥에 담요에 싸인 여러 구의 시신이 나와 있었고, 이웃들이 구조 작업에 나서면서 잔해 아래에서 더 많은 시신과 생존자들이 수습되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베이트 라히야의 주거용 주택 3채가 타격을 입어 여러 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즉각적인 논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가 운영하는 미디어 사무실에서 발표한 사망자 수치에 대해 자주 의문을 제기하며, 종종 과장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ABC 방송도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25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보다 더 많은 수치다. 방송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건물은 이주민 가족들이 거주하는 주택이었다고 전했다.
유엔 중동 평화 프로세스 특별 조정자인 토르 웨네슬란트는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 북부 공습을 “최근 발생한 일련의 대량 사상자 사건 중 또 다른 끔찍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가자에서 민간인이 광범위하게 살해되고 부상을 입었으며, 가자에서 인구가 끝없이 이주한 것을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당사자에게 국제 인도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이달 초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정밀 공격을 실시했다. 그와 동시에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전은 가자지구(특히 북부 지역)와 레바논에서 계속되었고, 베이루트를 상대로 한 공격도 재개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20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하고 250명 이상이 인질로 잡혀가면서 시작된 가자전쟁은 1년이 지나면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가자지구 사망자수만 4만 3000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 북북에 대한 공습이 이뤄지던 날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해서도 공격을 단행해 5명 사망하고 33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바로 전날에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최소 82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하는 등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2792명이 사망하고, 1만 2772명이 부상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