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촌
자연녹지가 준주거지로
시민단체 “특혜성 협상”
자연녹지지역이 대부분인 옛 부산외대 부지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바뀐다.
부산시는 7일 ‘남구 우암동 구 부산외대부지 공공기여 협상계획’에 대하여 시의회 의견청취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상계획안에 따르면 13만1701㎡ 부지에 최고 49층 아파트 12개 동이 들어선다. 분양규모만 2458세대다.
문제는 자연녹지지역이 대거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아파트 개발이 가능한 준주거지로 바뀐다는 점이다. 부산외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이 4만3658㎡, 자연녹지지역은 8만8043㎡다. 이 중 제2종일반주거지역은 376㎡를 제외하고 4만3282㎡가 준주거지로 바뀐다. 자연녹지지역은 절반 넘는 4만5384㎡가 준주거지로 용도지역이 변경된다.
시는 공공기여를 받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용도지역 변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토지가액 차액을 전액 받겠다는 것이다. 용도변경 전 부산외대 부지 가치는 2038억원 가량이지만 용도변경을 하게 되면 가치는 3115억원으로 상승한다. 이 차액 1116억원을 받아 해양치유센터 및 전략산업용지, 공원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안이 시의회 의견청취를 거치면 시와 사업시행자는 본격 개발협상에 들어간다. 협상과정에서 일부 공공기여 방식에 있어 변경이 있을 수는 있지만 아파트 개발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부산외대 부지 개발은 부산시의 네번째 사전협상제 대상지다. 앞서 해운대 한진CY부지, 기장군 한국유리 부지, 사하구 다대한진중공업 부지 등은 협상을 완료해 개발에 본격 착수한 상태다. 시는 이들 역시 준주거지와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줬고 2000~4000세대 가까운 아파트 개발을 허용했다.
시가 공공기여를 명목으로 핵심 지역마다 아파트 개발에 나서면서 특혜 논란이 인다.
부산참여연대는 “부산 전역의 목 좋고 전망 좋은 곳마다 시가 용도까지 바꿔주며 독려하는 아파트 개발 특혜성 협상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부산외대 부지는 2014년 2월 학교 이전 후 대규모 유휴부지로 방치돼 있다. 지난 2019년 시가 공영개발을 하려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하며 추진에 나섰지만 땅이 민간에 먼저 팔리며 무산됐다. 이후 민간 사업시행자가 개발계획에 나선 상태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