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모두 나섰다…‘트래블카드’ 경쟁 치열
우리 ‘위비트래블카드’ 출시
선두 하나 … 신한·KB 추격
국내 4대 금융지주가 계열 은행과 카드사를 총동원해 해외여행에 특화된 체크카드 시장을 놓고 뜨겁게 경쟁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한발 앞서 가는 가운데, 신한과 KB금융에 이어 우리금융도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른바 ‘트래블카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10일 환전과 해외결제 및 출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위비트래블 체크카드’(왼쪽 사진)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위비트래블 외화예금’과 연계한 이 카드는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해외ATM 출금 수수료 면제 △전세계 1300여개 공항라운지 연 2회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외화예금의 경우에도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하루 최대 1만달러, 최대 5만달러까지 예치가 가능하고, 유로화와 엔화 등 전세계 30개국 통화를 수수료없이 환전해 담을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외여행 트렌드에 맞춰 반드시 필요한 혜택만 골라 담았다”며 “해외에서만 유용한 상품이 아니라 사용할수록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 덤으로 환테크도 챙길 수 있는 ‘해외여행 필수템’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트래블카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4대 금융지주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이 2022년 7월 ‘트래블로그’를 내놓은 이후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4일 500만명 돌파 기념행사를 갖고 “(트래블로그카드가) 기존 고정관념을 깨고 해외여행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올해 2월 내놓은 신한금융 ‘SOL트래블 체크카드’도 가입자 70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장 잠식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특히 상대적으로 영업망이 강한 일본 현지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3대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5%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다. KB금융도 지난 4월 ‘트래블러스체크카드’를 내놓고, 출시 4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추격전에 나섰다.
한편 이들 주요 금융그룹의 트래블카드시장 경쟁은 당분간 더 격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막혔던 해외여행이 지난해 이후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밖으로 나가는 국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2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최고치였던 2019년(2870만명)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해외여행객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다양한 서비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