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GDP 7조달러 더 늘어
2022년 기준 174조달러
세계은행 PPP 조사결과
2022년 구매력평가(PPP) 기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은 174조달러로, 이전 예상치보다 약 4% 늘어난 나타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최근 세계은행이 수행한 ‘2022년 국제비교프로그램’(ICP) 연구 결과 전세계 176개국의 PPP 기준 GDP는 174조달러로, 이전 조사에 기반한 추정치보다 약 7조달러 늘어났다. 이는 대략 프랑스와 멕시코의 GDP를 합한 규모다.
가장 잘 알려진 PPP로는 이코노미스트지가 집계하는 빅맥지수가 있다. 전세계 국가들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빅맥 햄버거 가격을 통해 실제환율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최신 빅맥지수는 미국의 경우 평균 5.69달러다. 중국은 25위안이다. 대략 1달러당 4.39위안의 교환비가 생긴다. 하지만 중국 시장환율은 달러당 7.2위안 선이다. 이를 적용하면 PPP 기준과 달리 중국 GDP는 약 40% 줄어든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은행은 수년에 한번씩 ICP를 조사한다. 지난 56년 동안 10번의 ICP 조사가 실시됐다. 빅맥지수처럼 단일 품목이 아니라 176개국에 걸쳐 수백개 물품의 가격을 조사한다. 각 나라의 비슷한 상품이나 제품 가격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중국에서만 1만6000곳의 상점, 아웃렛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ICP 조사는 개념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모든 상품이나 제품이 빅맥 햄버거처럼 표준화된 게 아니다. 태국에선 쌀을 주식으로 하지만, 에티오피아에선 열대기장(teff)이 주식이다.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대 교수 앵거스 디턴은 “에티오피아에선 쌀을, 태국에선 테프를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가격비교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세계은행은 전세계를 누벼 ICP를 완성했다. 그 결과 이전 조사를 기반으로 한 추정치와 달리 2022년 글로벌 GDP가 약 4% 정도 과소계상됐다.
늘어난 7조달러가 각국 경제규모에 따라 균등하게 배분되는 건 아니다. 약 1조1000억달러는 인도에 추가됐다. 구매력평가 기준 전세계 3대 경제국이다. 러시아엔 6600억달러가 보태지면서 일본, 독일을 뛰어넘어 세계 4위로 올랐다.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우크라이나도 1180억달러가 늘어났다. 이번 GDP 수정의 가장 큰 몫인 1조4000억달러는 중국에 돌아갔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는 비슷한 품목에 비슷한 가격이 매겨졌다면, 2022년 기준 중국 경제가 미국보다 25% 컸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중국 GDP는 여전히 미국 대비 30% 적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