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토종 플랫폼 카카오가 살아남는 법
국민 4780만명이 한달에 한번 이상 이용한다. 이용자들은 하루 평균 100건 이상 문자를 포함한 콘텐츠를 주고받는다.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일부는 하루 동안 음성통화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이것을 이용해 수많은 사람과 대화한다. 새로운 앱이나 서버스를 사용할 때 이것을 통한 인증이 기본이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의 현주소다. 대한민국 최대 모바일 플랫폼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쇼핑 등 내부에서 작동하는 서비스를 제외하고도 연결된 서비스를 보면 카카오톡이 국민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크다. 카카오뱅크 카카오T 등도 상당수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는 사업 개시 10여년 만에 이렇듯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카카오의 모습은 이런 영광과는 거리가 멀었다. 계속되는 먹통사태, 경영진의 부도덕(주식 시세 조종 의혹), 독과점 논란 등등 어두운 면이 영광만큼이나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톡의 그늘이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15일 경기도 판교 SK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먹통사태다. 당시 화재가 서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5일 넘게 카카오톡이 먹통 되면서 전국민 모두가 일상이 마비되는 수준의 고통을 겪었다.
이 때문에 당시 카카오가 외형성장에만 급급했지 서비스 안정성을 위한 투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기는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난달에도 카카오는 메시지 수·발신이 수분에서 1시간여 지연되는 서비스 오류가 세차례나 발생했다. 오류시간이나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용자에게 불안감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카카오가 11일 공개한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은 먹통사태 치욕을 씻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공간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 일상을 지킨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며 “이중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중화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 발언은 카카오톡이 대한민국 국민들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 안정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는 카카오톡이 근본이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라는 특성상 끊김없고 지체없는 서비스가 필수다. 서비스 안정성이 다시금 국민들 머릿속을 맴돈다면 국민메신저 지위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카카오톡이 휴대폰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순식간에 대체했던 것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장한 빅테크기업들이 카카오톡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 카카오톡이 이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살아남는 길은 이용자의 신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이용자의 신뢰는 얻는 기본은 서비스 안정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