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세계 CB 발행 220억달러…2년 반 만에 최대
중국 등 아시아기업 적극
주가 상승·낮은 조달비용
지난달 전세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비롯한 전환사채(CB)발행 규모가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영국 LSEG에 따르면, 5월 전세계 기업의 CB 발행액은 약 221억달러(약 30조4000억원) 규모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기업의 CB 발행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최대 50억달러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고, JD닷컴도 CB발행을 통해 20억달러를 조달했다. 중국 여행사이트 트립닷컴은 4일 지난달에 13억달러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사용처는 해외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반도체업체 홍하이정밀공업도 7억달러 규모를 발행했다.
최근 CB 발행이 활발한 데는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세계적인 주식시장 활성화와 비교적 낮은 조달금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CB는 주가가 오를 때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지난 12일 MSCI지수가 최고치를 보이는 등 최근 세계적인 주식시장 호조가 CB 발행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일본 기업도 활발하다. 올해 5월까지 누적 발행금액은 8100억엔(약 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4년 역대 최대치인 1조23억엔 규모를 올해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특히 향후 국채금리 등 채권 이자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CB발행에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2000억엔(약 13억달러) 규모의 CB를 발행한 롬은 “금리 부담이 낮고, 자금조달 비용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CB 발행이 증가하는 데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계 CB 발행시장에서 아시아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