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관계개선은 미국에도 도움”

2024-06-14 13:00:01 게재

여한구 PIIE 선임위원 주장 산업공급망 차질 예방 효과

미국 일각에서 한국 일본이 중국과 3자 정상회의 등 협력하는 모습을 경계하는 시각이 있지만 한중일 관계 개선은 미국에도 도움된다고 전직 한국 고위 관료가 진단했다.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여한구(사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위원은 13일(현지시간) ‘한중일간 경제협력이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Economic cooperation by Korea-Japan-China trilateral could ease tension)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여 위원은 “지난해 8월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와 5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두고 이 두 3자 협의체가 상반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고, 아마 일각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미국에 양다리를 걸치는지(playing a double game) 궁금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한중일 3자 협력은 그 자체로, 심지어 미국에도 긍정적인 전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중일 협력이 미국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이유는 한중일 3국이 세계경제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의 관계 악화로 이들 산업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경우 3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 선임위원은 “미국은 분명 중국이 이 지역에 외교적으로 침투하는 것을 계속 경계하겠지만 두 중견국인 한일이 모두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긴장을 줄일 수 있는 건설적인 대화를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경제안보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 때문에 한중일 3국의 공급망 협력이 쉽지 않겠지만 협력할 가치가 있다”며 “한중일이 소통·협의 채널을 구축해 국가 안보 우려와 경제적 필요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한중일 3국 모두 제조업에 기반을 둔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서로 보완하기보다 경쟁하는 관계이며 특히 중국의 공급 과잉과 저가 수출이 한국과 일본에 큰 위험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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