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술기업 끌어들여 AI 약진 꾀해
MS, 660MW 데이터센터 추진
아마존, 127억달러 투자 계획
인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같은 빅테크기업들을 끌어들이며 선도적인 인공지능(AI) 허브가 되겠다는 야망을 추진하고 있다. 빅테크들도 인도 컴퓨팅 인프라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이에 화답하고 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인도 남부 텔랑가나 주에 약 37억달러 투자해 660메가와트(MW) 용량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약 50만 유럽가정이 1년간 쓰는 전력규모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인도 클라우드 인프라에 약 12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FT는 “인도정부는 기술기업들이 전자제품 제조부터 데이터 저장까지 모든 것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기술시장과 방대한 숙련된 인력풀이 인도를 AI의 주요 소비국이자 수출국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MS 인도·남아시아 지사장 푸닛 찬독은 FT에 “오늘날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술시장 중 하나”라며 “인도와 전세계의 혁신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빅테크기업들은 생성형AI를 장악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적극 늘리고 있다. MS와 아마존, 구글이 올해 싱가포르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에 데이터센터 등 IT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최소 850억달러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럭처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특히 인도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자계획이 현실화하면 인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빅테크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가장 많이 유치한 국가가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6위에 그쳤다. MS가 660MW의 신규용량을 구축할 경우, 인도는 미국에 이어 MS의 2번째 큰 시장이 된다.
전세계 각국은 ‘AI 주권’이라는 개념에 기반해 데이터센터 구축과 유치에 나서고 있다. 민감한 정보를 자국 내에서 저장 및 처리하고 이에 기반해 자체 AI시스템과 도구를 개발하려는 목적이다.
스트럭처리서치 연구책임자 자베즈 탄은 “각국 정부는 국방과 군사, 국가안보에 초점을 맞춘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데이터를 자국 내에 보관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고속성장하는 국가들이 특히 발빠르게 나서면서 MS나 아마존 같은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많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인도엔 미국 외 가장 큰 MS의 연구개발센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MS 인도법인의 직원 2만3000명 가운데 약 3분의 2가 엔지니어로, 대부분은 텔랑가나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서 근무한다. MS 개발자플랫폼 ‘깃허브’의 AI 프로젝트 4개 중 1개도 인도에서 운영되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