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들 브릭스 가입 경쟁 벌이나
태국이어 말레이시아도 가입 밝혀
완와르 총리 “세계는 단극 아니다”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모임인 ‘브릭스’에 잇달아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가장 먼저 가입 의사를 밝힌 나라는 태국이다. 현지 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내각은 지난 5월 28일 브릭스에 가입 의사를 나타내는 공식서한을 승인했다.
차이 와차론케 정부 대변인은 서한에서 태국이 다자주의의 중요성과 국제무대에서 개발도상국의 역할 증가를 인식하고 있다며, 태국의 국가 비전은 브릭스 원칙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편지에는 태국이 브릭스 회원이 되면 국제무대에서 태국의 역할을 강화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공동 창조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등 태국에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태국 외교부 마릿 싸응이얌퐁 장관은 11일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직접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 마릿 장관은 “태국은 브릭스와의 협력을 중요시하며 앞으로 더욱 깊이 참여하고자 한다”며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브릭스 회원이 되고자 하는 태국의 진심 어린 바람을 밝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국의 정회원 가입 지지에 감사를 표한다”며 “오는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가입이 발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도 브릭스 가입을 신청하기로 결정했으며 곧 공식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말했다. 이브라힘 총리는 중국 리창 총리의 말레이시아 방문을 앞둔 16일 중국 매체 ‘관차(Guanch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정을 내렸고, 곧 공식적인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남아공 정부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말레이시아는 세계가 더 이상 단극이 아니며 특히 브릭스와 중국의 부상이 ‘세계에 견제와 균형이 있다는 희망의 빛을 제공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와르는 이어 “서방은 세계의 담론을 통제하고 싶어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식민 권력이 아니며 독립 국가는 자유롭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안와르 총리는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브릭스 가입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항로 중 하나로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말라카 해협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가 브릭스에 가입한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달 초 이고르 모르굴로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약 30개국이 브릭스 가입을 희망한다며 베트남이 이미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베트남의 소리(VOV)’에 따르면 팜투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월 9일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언제나 다자 기구나 포럼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브릭스 회원국 확대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