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최우선”

2024-06-27 13:00:03 게재

3국 산업장관회의 첫 개최 … 상호 중국견제 입장도 확인

한국 미국 일본 3국 산업장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갖고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첨단기술 보호 및 수출통제 공조 등을 합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경제 안보증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강화 의지도 확인했다.

오른쪽부터 안덕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사이토 켄 일본 경제산업상.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사이토 켄 일본 경제산업상이 이날 워싱턴에서 만나 공급망 문제 및 역내 경제 안보 등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산업장관회의 정례화를 합의한 데 따라 마련됐다.

이들은 회의 뒤 별도 성명을 통해 “우리의 공동 목표는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해 핵심·신흥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3국 경제 안보와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분야에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첨단기술 보호 및 수출통제 공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기술관련 공동연구 증진 및 표준 협력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의 3국 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광범위한 비시장정책과 관행으로 인해 전략 품목의 잠재적인 공급망 취약성을 파악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이 시급하다”면서 “전략 품목의 특정 공급원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무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사실상 중국에 대한 견제 입장도 확인했다.

러몬도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의가 역사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회의를 통해 3국의 관계는 새로운 지평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한미일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따라 3국 공조에 기반해 한층 호혜적이고 강건한 제도적 협력의 프레임을 쌓을 수 있다”며 “첨단 기술과 혁신에 있어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보다 더 나은 파트너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이토 산업상은 “우리 부에서는 공급망과 경제 안보 문제를 다룰 별도의 조직을 발족할 계획”이라며 “3국 공조가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경제협력을 민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와 미 상공회의소,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주도의 ‘한미일 재계회의’도 발족했다. 이들 3개 단체는 산업계의 실질적인 공조 토대 마련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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