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페루 해군 현대화 맡았다

2024-06-28 13:00:01 게재

HD현대, K-함정 수출 앞장

지난 18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열린 필리핀 초계함 '미겔 말바르함' 진수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함정 분야 최정상급 기술력을 바탕으로 ‘K-함정’ 수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HD현중은 지난 18일 울산 본사에서 3200톤급 필리핀 초계함 1번함인 ‘미겔 말바르함’ 진수식을 진행했다. 진수식에는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 등 필리핀 군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했다.

4월에는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6406억원 규모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남미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HD현중은 1987년 뉴질랜드에 8400톤급 군수지원함을 인도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필리핀에서 2200톤급 원해경비함 6척을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18척의 해외 함정을 수주했다. 특히 필리핀으로부터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을 수주하면서 한 국가의 해군 현대화를 단일 회사가 책임지는 ‘방산 수출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HD현중은 지난 5월 ‘K-함정 비전 및 연구개발역량 설명회’를 갖고 국내사업 중심으로 연 매출 1조원 내외로 유지해오던 함정사업을 2030년 해외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연 3조원 매출 구조로 바꾸기로 했다. 나아가 2030년대 중반에는 5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수출주도형 K-함정방산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영국의 방산 컨설팅 회사 제이슨 포캐스트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자국 군용 함정 건조나 수출이 금지된 국가를 제외하고 우리가 수출할 수 있는 세계 함정시장 규모는 692억달러(약 95조원)에 달한다.

HD현중은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건조 체계 구축 △기술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권역별 해외거점 구축, 일명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비전’은 필리핀 페루에서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향후 호주 사우디 미국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HD현중의 자신감은 최고 수준의 함정 첨단기술에서 나온다. HD현중은 지난 10년간 수상함 분야 연구 개발 실적들을 보유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두 단계 이지스 구축함(세종대왕함급, 정조대왕함급) 기본설계도 유일하게 완수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6척 중 5척을 수주했다. 현존 최신예 구축함인 이지스함은 다기능 복합전투체계의 집결체로 미국 등 선진국들의 주력 함정이기도 하다.

HD현중만이 보유한 전투체계통합팀(ITT) 등을 비롯 이지스구축함 연구개발을 담당해왔던 엔지니어들의 노하우와 역량도 국내 최고 수상함 기술력을 갖춘 HD현중의 자랑거리다.

HD현중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연구개발의 첫 번째 단계인 KDDX 기본설계를 수행, 핵심기술들에 대한 설계·연구 개발도 주도했다. 방위사업청 해군 등 19개 기관·업체와 36개월간 연구 개발한 끝에 지난해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 발주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도 최고의 수상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행하겠다는 목표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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