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가는 미국 오피스, 2500억달러 가치 감소한다
무디스, 2026년 공실률 24% 예상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2026년 미국 전체 오피스 공간의 약 1/4가 비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19.8%에 달했던 오피스 공실률이 2026년 2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상업부동산(CRE) 가치가 최대 2500억달러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재택근무 문화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사무실을 빼거나 다년계약을 단기계약으로 바꾸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컨설팅기업 ‘존스랑라살’이 북미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85%가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행중이다. 이에 따라 미국 주요 도시의 오피스 점유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약 절반 수준이다. 수요가 부진하고 대출금리는 상승하면서, 오피스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특히 오래된 CRE의 경우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기업들이 설득당하고 있다”며 “사무실 유지 비용을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출근을 해야 할 필요성은 사라지게 된다”고 전했다.
금융과 정보통신, 부동산, 행정 부문 등 화이트칼라 직종은 미국 오피스건물의 최대 수요처다. 무디스는 ‘작업배치·태도조사’ 등 정부와 학계의 각종 연구결과를 인용해 “현재 사무직 노동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약 14% 사무실을 덜 쓴다”고 추산했다.
이는 맥킨지의 예상과 비슷하다. 맥킨지는 2030년 전세계 주요 도시의 사무실 수요가 현재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맥킨지는 또 오피스건물의 가치가 2030년까지 8000억~1조30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결국 수많은 사무실이 주거용이나 물류용 등 다른 용도로 전환되고 나서야 공실률이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