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공세로 철강수출 뒷걸음

2024-07-04 13:00:14 게재

저가 중국산 대거 쏟아져

대중국 철강 무역적자 급증

철강수출 침체 장기화 우려

한국의 철강수출이 최근 2년간 깊은 침체기에 빠져있다.

중국내 부동산 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저가의 중국산 철강이 글로벌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철강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5대 수출품목 중 철강 수출액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하강곡선을 그리며 같은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21.2%로 뒷걸음질쳤다.

이후 올해 6월까지 22개월 동안 철강제품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달은 지난해 6월(+3.1%), 9월(+7.3%), 올해 1월(+2.0%) 등 세 차례뿐이었다.

이 기간 철강제품 수출은 10~20%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무역수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철강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수준이다.

철강 수출침체는 대중국 철강교역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철강 수출액은 2021년 3~12월 한때 4억달러를 넘겼지만, 2022년 들어 3억달러대로 주저앉은 이후 올해 들어 2억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대중 철강 수입액은 한국의 대세계 철강 수출이 침체하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늘면서 올해 4~5월에는 각각 10억1500만달러, 10억3800만달러를 기록해 두 달 연속 10억달러를 넘겼다.

철강 분야의 대중 무역적자도 한국의 대세계 철강 수출이 마이너스 터널에 진입한 2022년 9월 2억6800만달러에서 지난 5월 7억5100만달러로 3배 가까이로 늘었었다.

문제는 이러한 철강 수출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상반기 중국내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물량이 대거 수출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던 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부진을 상쇄할 만큼 중국 외 지역에서 철강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철강 수요회복이 더딘데다, 인도 등 신흥국에서의 견조한 수요도 ‘중국 침체’를 만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