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경제도시 선전 실업자 급증
1분기 4만221명 신규등록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
중국의 최대 경제 중심지인 선전의 실업자가 눈에 띄게 늘면서 고용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선전시가 발표한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2024년 1분기 선전에 새로 등록된 실업자 수는 4만22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2023년 4분기에 비하면 15% 증가한 것이다.
분기별 실업자 통계에는 이전에 등록된 실직자는 제외돼 있으며, 실제 많은 수의 해고가 미등록 또는 미신고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공식 실업자 집계는 전체 실업자 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실업자 증가는 고르지 못한 경제 회복에 맞서고 있는 중국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전국 도시 실업률은 5%로 전월과 같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0.2%p 하락했다.
광저우 소재 싱크탱크인 광둥사회개혁협회 펑펑 회장은 “디지털화와 노동집약적 산업의 재배치로 인해 선전의 소매업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이 일자리 유지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소매업을 포함한 서비스 산업은 역사적으로 광둥성의 최대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2022년 기준 총 700만명의 인력을 고용했다. 반면 제조업 부문은 같은 해 4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소매 판매 증가율이 전년 대비 1.8%에 그치면서 선전의 3차 산업 및 일자리가 역풍에 직면했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펑 회장은 선전을 비롯한 중국 전역의 실제 실업 상황에 대해 당국의 더 많은 관심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완전한 취업자가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실업률 증가를 선전 일자리 상황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선전의 준공식 싱크탱크인 중국개발연구소의 왕메이 공공정책 선임연구원은 “선전의 취업 시장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라면서 “선전은 대학 졸업생과 구직자들을 빨아들이는 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선전에 몰리면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왕 연구원도 일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며, 기업의 요구사항과 구직자가 가진 기술 사이에 불일치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왕 연구원은 “중국의 기술 허브인 선전의 일자리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다른 도시보다 기술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면서 “기술 중심 개발로의 전환으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기 전에 일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올해 5% 안팎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해, 쏟아져 나오는 대학 졸업생을 흡수하고 110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와 불완전 취업자들도 일자리를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이를 위해 펑 회장은 “정부는 민간 및 외국 기업에게 보다 이상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왕 선임연구원도 일자리 창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촉구했다. 그는 “3차 전인대에서 새로운 친고용 정책과 새 시도가 나올 수 있다”면서 “민간 부문과 외국 기업들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