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주택 내년까지 1000가구 착공

2024-07-09 13:00:03 게재

LH “공기 30% 단축 장점”

“이동식 크레인으로 트레일러에 실린 모듈러 주택을 아파트 골조에 설치하는데 30분가량 소요돼요.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에 비하면 약 30% 공기 단축이 가능합니다.”

지난 4일 세종시 산울동 모듈러주택 건설현장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이 같이 설명했다.

LH가 모듈러주택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내년까지 1000가구 착공 계획도 세웠다. 올해 3월 세종 스마트시티 시범도시(5-1생활권)에 지상 12층, 450가구 규모 모듈러 주택을 발주한 데 이어 경기 의왕초평지구에서 20층, 381가구 규모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한다.

세종시 산울동 6-3 UR1·2블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 모듈러주택 건설현장에서 초대형 크레인이 공장에서 제조 후 운송된 유닛을 옮기고 있다. 사진 LH 제공

모듈러 공법은 개별 주거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진다.

공사 기간을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보다 30%가량 줄일 수 있고 적은 인력으로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듈러 공법의 최대 장점이다.

문제는 아직 국내에서는 모듈러 대량 생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공사 단가가 높다는 점이다. 지금은 철근 콘크리트 공법 대비 모듈러 공법 공사비가 30% 높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를 구하기 굉장히 어렵기에 인력 소요가 적은 모듈러 주택은 앞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LH가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 물량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은 13층 수준이지만, 영국에서는 44층, 미국에서는 32층 이상의 모듈러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공공에서 사업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시장을 키우고, 제조사들이 설비 투자를 할 있도록 기반을 조성한다는 게 국토교통부와 LH의 계획이다.

LH는 지난달 스마트모듈러포럼 한국철강협회 LG전자 모듈러제조기업 4곳과 기술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대량 생산 기반을 마련한데 이어 층간소음 저감에 최적화된 바닥구조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노태극 LH 스마트하우징사업팀장은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용적률 등 건축기준을 완화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주고 있으며 세금 공제와 보조금 형태의 인센티브도 있다”고 말했다.

LH는 모듈러 공법과 함께 PC(Precast Concrete) 공법도 시범 적용한다.

모듈러가 주거 공간을 통째로 공장에서 제작하는 방식이라면 PC공법은 기둥, 보, 벽체 등 콘크리트 핵심 부재를 공장에서 생산해 현장으로 옮긴 뒤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가 연구개발(R&D) 실증 사업으로 평택고덕지구 A58BL에서 12층 1개동 82세대 규모로 PC 공법 주택을 짓고 있다.

김선철 기자 sc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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