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구호부터 현장수습, 유가족 지원까지

2024-07-10 13:00:02 게재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피해극복 위한 봉사 이어져

시 ‘자원봉사지원단’ 강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9일 오후 2시 30분 경기 화성시청 본관 1층에 마련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추모분향소’. 화성시자율방재단 단원들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 시청과 동부출장소, 동탄출장소 3곳에 설치된 추모분향소와 유가족이 머무는 ‘모두누림센터’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조문객 안내 및 유가족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화성시자율방재단과 대한적십자사 화성시지구협의회, 화성시의용소방대 회원들이 돌아가며 2주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신상희 화성시자율방재단 단장은 “가족을 잃은 아픔을 어떻게 헤아리겠나”며 “대부분 유족들이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9일 화성시청 ‘아리셀공장 화재 사고 추모분향소’에서 봉사자들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곽태영 기자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화성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번 사고와 관련된 봉사활동에 327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사고 발생 직후 화성시의용소방대와 대한적십자사봉사회, 화성시자율방재단 등 봉사단체 회원들 수십명이 현장에서 재난구호 활동을 벌였다. 화성시자원봉사센터 내에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 꾸려져 사고 다음날부터 도움이 필요한 곳에 봉사자들이 달려갔다. 사고 당일부터 봉사활동을 벌여온 한규엽 화성시의용소방대 회장은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으로 향했다”며 “비상시를 대비해 교육받은 매뉴얼을 바탕으로 피해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리셀 화재사고 관련 자원봉사 이어져 자원봉사자들이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펴고 있다. 사진 화성시 제공

대한적십자사 봉사회도 사고 당일부터 현장구호활동을 펼쳤다. 사고 현장에서 재난수습에 힘쓴 소방관, 경찰, 재난담당 공무원 등에게 식사와 물을 제공하고 소방대가 빠르게 출동할 수 있도록 길안내를 돕기도 했다. 이재정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은 “사고 당일과 둘째날까지 현장에 ‘회복지원버스’를 배치해 소방대원 경찰 등에게 도시락과 휴식처를 제공했고 셋째날부터는 추모분향소에서 유가족 심리상담 등의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유가족들에겐 심리적 안정과 위로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분향소와 피해가족쉼터 설치되자 봉사자들은 이곳에서 유가족·방문객 안내 등을 도왔다. 하지만 봉사활동이 쉽지만은 않았다. 초기 추모분향소를 찾은 방문객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현재 추모분향소엔 희생자들의 위패와 영정사진이 설치돼 있지만 처음엔 사망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신상희 단장은 “사고 직후 추모분향소를 설치할 때 신원 확인이 안된 상황이라 유족들의 의견에 따라 위패를 놓지 않았는데 일부 중국인 조문객들이 오해하고 화를 내기도 했다”며 “얼마 전 화성 양감 화학공장 화재 때도 지원을 나갔지만 이번처럼 사회적 재난을 당한 유가족을 지원하는 건 심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신 단장은 “봉사자들의 노력이 사고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조속히 문제가 해결돼 유가족의 일상이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재난 발생 시 가동되는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재난 대응 자원봉사자 우대 정책 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재난 위기 상황에 함께 해준 시민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사고현장, 추모공간, 유가족쉼터 등 도움이 필요한 곳마다 헌신하는 봉사자들이야말로 위기극복의 1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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