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관광객 QR 선호…인프라 확대 필요

2024-07-10 13:00:02 게재

코로나19 이후 비접촉 결제 방식인 QR코드 결제가 아시아 국가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IC칩이나 MST(마그네틱) 방식의 카드 결제가 보편화돼 있어 QR코드 결제 확산이 더딘 편이다. 다만 한국을 찾는 아시아 국가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QR결제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동남아시아 소비자의 59%가 QR코드 결제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p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빠르게 QR코드 결제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국가들에서 소비자들이 QR코드 결제에 친숙해지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5개국은 지난 2022년 QR코드 결제 통합 각서를 교환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상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용을 시작했다.

QR코드 결제 호환으로 관광객들은 방문하는 국가의 결제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또 달러화가 아닌 각국의 현지 통화로 정산돼 환전을 할 필요가 없고,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결제하면 생기는 수수료도 사라졌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실제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를 찾은 대만 관광객들도 QR결제가 호환되자 소비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우리나라를 방문한 대만 관광객이 자국 QR결제 시스템인 TWQR로 결제한 금액이 월 평균 164%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년 새 7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비씨카드가 제공한 ‘월별 TWQR 결제금액 매출지수’를 보면 2월 기준 100에서 △3월 191 △4월 212 △5월 287 △6월 732까지 급상승했다. 이는 비씨카드가 대만 은행연합회 등과 협력해 대만에서 사용하던 QR코드(TWQR)를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초부터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비씨카드는 최근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중 아시아 국적 비중이 지난 2022년 1~4월 50% 수준에서 올해 1~4월 80%까지 급증했다면서 아시아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 제고를 위해 QR결제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는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방문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으로 ‘해외 간편 결제 수단의 국내 도입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방한 외국인 수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용카드보다 QR결제가 일반화돼있는 아시아 국가 관광객의 지출 확대를 위해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말 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사별로 상이한 QR코드 규격을 통일해 공통QR 규격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공통QR 규격 마련으로 앞으로 국제브랜드사인 유니온 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여행객 등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편리하게 QR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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