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C 중국법인, 대량해고 돌입

2024-07-11 13:00:01 게재

최근 100여명 짐싸

헝다그룹 부실감사로

수십곳 기업고객 이탈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중국법인 직원들을 대량해고하고 있다. 중국당국으로부터 부실감사에 따른 페널티를 받자 중국 기업고객들이 PwC와 잇따라 계약을 해지하면서 사업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PwC의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법인에서 최소 100명이 해고됐다. 한 지점의 경우 팀원 절반 이상이 짐을 쌌다.

PwC 대변인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직구조의 최적화를 위해 일부 인력 조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조정은 힘든 결정이다. 우리는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노동법을 준수하면서 인력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해고에 앞서 PwC 직원들이 속속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블룸버그는 “다른 글로벌 회계법인이나 중국 토종 회계법인으로 이직문의를 하는 직원들이 수십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페트로차이나, 중국생명보험, 중국은행 등 중국본토에 소재한 30개 이상의 상장기업들이 올해 들어 PwC와의 감사계약을 해지했다. 부동산개발기업 헝다그룹에 대한 PwC의 감사를 놓고 중국당국이 조사에 들어가면서다.

헝다그룹은 2019~2020년 78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부풀린 혐의로 고발됐다. 중국당국은 이와 관련한 PwC의 역할을 들여다보고 있다. 중국증권감독위원회는 헝다그룹과 관련한 중개기관들에 대한 추가조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국은 PwC에 대해 최소 1억3800만달러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또 PwC의 중국사업 일부를 불허할 방침이다.

PwC 중국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291명의 파트너와 1700명 이상의 회계사를 두고 있다. PwC는 2022년 매출 79억2000만위안(약 1조5000억원)으로, 중국 최대 회계법인이다. 상하이와 선전, 홍콩,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주요기업 400곳을 고객으로 뒀다.

PwC의 곤경은 중국 본토에서뿐 아니다. 홍콩당국도 헝다의 재무보고와 관련 PwC를 조사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세무관련 이해관계 충돌로 문제가 불거지자 경영을 더욱 철저히 통제하겠다고 다짐했다. 영국에서는 방산기업 밥콕인터내셔널에 대한 부실감사로 560만파운드 벌금을 부과받았다.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PwC는 이달 초 아시아태평양·중국 사업 대표로 대니얼 리를 임명했다. 사상 첫 중국인 대표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