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불안에 프랑스기업 투자·고용 동결”
프랑스중앙은행 총재 경고
정치불안 충격으로 증세 가능성이 커지면서 프랑스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중앙은행 총재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갈로는 이날 국영보도채널 ‘프랑스인포’에 출연해 “소비자들이 지출보다 저축을 선택하는 관망모드에 돌입하면서 프랑스 기업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투자를 지연하고 고용을 동결할 수밖에 없다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총선결과로 과반획득 정당이 부재한 정치적 교착상태에 놓이면서 프랑스의 급증하는 공공부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빌레로이 드갈로 총재는 “적자와 관련한 황금률은, 무한정 적자를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적자는 프랑스 주권을 약화시키고 재정에 점점 더 많은 부담을 준다”고 경고했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모든 정당들이 차기정부를 노리면서 고율의 증세와 막대한 지출 프로그램을 선언하는 상황이다. 빌레로이 드갈로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신음하는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은 과도한 임금코스트를 감당할 수 없다. 최저임금 상향이나 증세는 기업들에게 부담이 너무 크다”며 “그같은 정책들이 결국 실업자를 늘리고 장기적으로 가계 소비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은 577석 의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앙상블연합과 마린 르펜의 극우정당 국민연합을 제치고 180석을 확보하며 1당으로 올라섰다. NFP는 △월 순최저임금을 현행 1400유로에서 1600유로(약 238만원)로 상향하고 △마크롱정부가 재산세로 변경한 부유세를 복원하며 △은퇴연령을 64세로 2년 연장한 마크롱정부의 연금개혁을 폐지하려 한다.
마크롱정부의 2023년 예산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5%였다. 목표치 4.9%를 크게 초과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수년 동안 지출은 과도했고, 세수는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프랑스를 ‘과도한 적자국’ 리스트에 올렸다.
한편 프랑스 상원의장 제라르 라르셰는 “올 가을에 편성할 내년도 예산안이 중요하다”며 “무책임한 지출계획을 제시하는 정부는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가 재정파탄의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의회 구성원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현재 기업들은 관망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기업들에게 더 큰 자신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