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검법 거부를 거부하라”
시민단체·야권 규탄집회
19일 촛불문화제 개최키로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이 13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여연대와 군인권센터 등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거부권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거부권 거부 범국민대회’를 열고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김재하 거부권행동 공동대표는 “윤 정권이 거부한 것은 15개 법안 뿐만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민심을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통수권자가 군인을 한낱 기계 부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국군 장병의 생명을 군 장비 부속품에 비유하는 정권에게 더 이상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자백”이라며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 국민이 심판하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야권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채상병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 ‘민생개혁입법 즉각 수용’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참석했으나 단상에서 발언하지 않았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들은 ‘방송4법’ ‘노조법’ 등의 입법 수용도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정부서울청사를 향해 3km쯤 행진한 뒤 해산했다.
집회주최측은 채 상병 1주기를 맞아 오는 19일 촛불문화제 개최를 예고했다.
한편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이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닷새뒤인 미국 방문 중 전자결재를 통해 이를 거부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