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판사, 트럼프 기밀문서 소송 기각

2024-07-16 13:00:04 게재

“상원 인준 없어 헌법 위배” 주요 외신 “트럼프 큰 승리”

암살 시도를 극적으로 비켜가며 재선 가도에 탄력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부담이었던 사법 리스크마저 일부 털어내게 됐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남부법원의 에일린 캐넌 연방판사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 중 취득한 국방 기밀문서를 퇴임 후 유출해 자택에 불법으로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소송을 기각했다.

캐넌 판사는 이 사건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상원이 인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스미스 특검은 법무부 장관이 임명했지만, 캐넌 판사는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 당국자라는 식으로 헌법의 임명권 조항을 해석했다.

캐넌 판사는 혐의 자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캐넌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 임명했다.

미국 주류 언론은 이번 판결에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넌 판사가 워터게이트 사건 시절 이래 독립적인 검사의 임명 절차의 적법성을 인정해온 이전 판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전당대회 첫 날 그의 주요 사법 리스크를 단번에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스미스 특검 임명 절차가 불법이라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 외신은 소송 기각 사실을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플로리다주 연방판사가 15일(현지시간) 기소를 제기한 특별검사가 불법적으로 임명됐다며 변호인단의 손을 들어주며 기소를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24도 “미국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밀문서를 불법적으로 보유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형사 소송을 기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또 다른 중요한 법적 승리를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독일언론 디더블유(DW)도 “이 판결이 유지된다면 기밀문서를 보유하고 그 행방에 대한 조사를 방해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

영국 가디언은 “이 판결은 워터게이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특검의 사용을 지지했던 이전 법원 판결을 뒤집었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할 예정인 공화당 전당대회 개막일에 트럼프에 대한 주요 법적 위협을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비비씨(BBC)는 “플로리다 판사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기밀문서 소송을 기각하면서 총격범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시도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큰 승리를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의 다른 기소 건들을 나열하고서 “플로리다는 첫 단계일 뿐이며 모든 마녀사냥을 신속히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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