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유인책에도 ‘진통’ 전망
수련 특례에 군 입영 연기 특례 제공 … 전공의 반발 여전
정부가 병원으로 돌아올 전공의들에게 각종 특례를 제공하기로 한 가운데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17일까지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올해 3월 기준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했다.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처리를 해달라는 정부의 방침을 어기고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하지 않은 병원은 41곳이다. 복귀자는 지난 17일 기준으로 1151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8.4%에 그쳤다. 빅5 병원만 보면 사직자는 전체 3563명의 92.0%인 3279명이었다.
사직 처리에 따라 이들 수련병원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7707명(인턴 2557명, 레지던트 5150명)의 모집 인원을 신청했다. 모집인원에는 전공의 이탈 사태와 관계없이 발생한 결원도 반영됐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하고 나면 8월에는 병원별로 필기·실기 시험을 치른다. 이후 최종 합격자들은 9월 1일부터 하반기 수련에 들어간다.
정부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함으로써 병원으로 돌아올 전공의들에게는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지 않도록 수련 특례를 제공키로 했다. 특히 군 복무 의무가 있는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하는 특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하반기 모집에 응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군 의무사관 후보생으로서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긴 기간 복무해야 해 향후 의사로서 직업 활동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9월 모집을 통해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 연기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입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하반기 모집에서 전공의들을 조금이라도 더 복귀시키기 위해 지역 이동 제한도 풀기로 했다. 지방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서 ‘빅5’ 병원 등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동할 기회를 준 것이다. 지방 전공의들로서는 더 나은 수련 환경을 갖춘 병원을 찾아갈 수 있기에 충분한 복귀 유인이 될 수 있다.
정부 요청에도 상당수 병원이 전공의 사직 처리 결과를 내놓지 않을 만큼 의료 현장의 반발이 거센 데다 전공의들 역시 이미 확정된 의대 정원 증원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 하반기 복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철회 등 7대 요구사항을 고수하고 있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총회를 열고 “전공의 일괄 사직 처리에 따른 결원을 하반기 모집으로 갈라치기 하려는 정부의 꼼수는 지역·필수의료 몰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수 기자·연합뉴스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