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중전회 폐막…고통스런 개혁 지속 다짐

2024-07-19 13:00:31 게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나흘 일정의 중국 3중전회가 18일 폐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커지는 불확실성을 맞아 성장과 안보 사이 미묘한 균형을 취하는 내용의 공식성명을 내놨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은 향후 5년 동안 완성해야 할 광범위한 개혁목표를 제시했다. 2029년은 중국 건국 80주년이다. SCMP는 “중국이 개혁프로그램 마감시한을 설정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예상대로 공동성명은 짧고 모호했다. 다음주 공개될 3중전회 회의록 전문에서 향후 수년에 대한 최고지도부의 생각과 정책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중전회는 장기전략을 수립하는 중요 이벤트다. 이번 3중전회는 예상보다 늦게 개최됐다. 중국이 직면한 복잡하고 도전적인 환경을 반영해서다. 중국 경제성장은 상당히 둔화됐다. 금융·부동산시장 침체는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외부적으로 미국과의 경쟁은 고조됐고 유럽·일본 등 주요 교역국과의 관계도 악화됐다.

SCMP는 “일각에선 공산당이 경제를 부양할 특단의 조치를 선언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 놀랄 만한 대목이 거의 없었다”며 “중국 지도부는 신속한 부양책보다는 고통스런 경제구조조정을 완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당초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약 5%’로 설정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약한 상반기 데이터가 나오면서 골드만삭스 등 서구 투자은행들은 5% 성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공산당은 현재 직면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공동성명은 장기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오랜 전통에서 벗어나 “중국은 흔들림 없이 올해 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산당원들에게 “지도부의 경제정책 결정을 충실히 따르고, 국내소비를 자극할 적극적 조치를 취하고, 수출과 수입을 늘릴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수석경제학자포럼(CCEF) 사무총장 롄핑은 “공동성명에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언급한 건 의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컨설팅기업 ‘트리비엄 차이나’는 “단기 전망이 공동성명에 갑작스레 언급된 것은 지도부의 걱정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달 말 정치국 회의에서 적극적인 정책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성장률 목표치를 제외하면, 공동성명 대부분은 장기과제에 초점을 맞췄다. 경제와 지방토지, 세제, 환경보호, 국가안보, 부패척결, 문화개발 등 지속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SCMP는 “공동성명에선 ‘개혁’이라는 단어가 53차례 등장했다. 자유화를 내포하는 서구적 용법과 달리, 현대 중국에서 개혁은 지배구조 개선, 효율성 강화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CCEF 롄핑 사무총장은 “공동성명이 세제개혁 등 일부 오랜 문제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반갑다”며 “이 모든 개혁과제에 2029년이라는 명확한 마감시한을 제시한 건 중요하다. 이전의 3중전회들과는 다른 신선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일부 개혁조치들이 언급됐지만 완수되기 어려울 경우 조용히 뒷전으로 밀렸다. 이번엔 개혁조치를 완수하는 데 더욱 결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동성명은 중국 과학기술 발전의 속도를 높이는 게 개혁의 중심과제라고 못박았다. 또 △공급측면 개혁을 심화하고 △디지털경제를 실물경제에 더 잘 통합하고 △인프라 현대화를 업그레이드하고 △산업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같은 목표의 기반으로 인적자원 육성을 꼽았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과학과 교육을 통해, 인재풀을 강화하면서 철저하고 충실하게 중국을 활기차게 만들어야 한다. 교육과 혁신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경제와 관련, 시장에 보다 큰 역할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경제에서 시장이 ‘결정적 힘’이 되도록 하겠다는 이전 3중전회에서의 문구는 사라졌다. 대신 공동성명은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시장실패를 고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당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성명은 비정부 부문 발전에 변함 없는 지지와 지도를 약속했다. 또 경제에서 모든 형태의 소유권이 합법적으로 동등한 기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보증하겠다고 다짐했다. 중국 민간부문 침체에 대한 언급이다.

복잡하고 급변하는 안팎의 도전과제를 맞이하면서 리스크를 통제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부동산, 지방부채 같은 주요 영역의 리스크를 막고 해결하는 올바른 조치들을 시행해야 한다. 또 금융기관들이 보안조치를 철저히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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