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외무장관 23~26일 중국 방문

2024-07-23 13:00:00 게재

중, 우크라전 중재 속도 붙나

‘트럼프 귀환’ 앞둔 대비 분석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오는 23~26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겸 외교부장 초청으로 쿨레바 장관이 방중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도 같은 날 쿨레바 장관의 방중을 공개했다.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쿨레바 장관의 방중은) 우크라이나가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갈등하는 당사자들이 정치적 합의를 모색하도록 돕는 데 있어 건설적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점점 더 깨닫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중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서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라는 미국의 비난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중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공개한 영상에서 쿨레바 장관은 “외무장관 자격으로 처음 중국을 방문한다”며 “우리는 평화 회복, 양자대화 심화, 무역 및 경제 협력 확대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의 방중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지속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입장에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되는 움직임은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 후 트럼프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회담을 신속히 요구할 것이며, 그렇게 하기 위한 ‘확실한 계획을 수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오르반 총리는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국도 방문했다.

오르반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을 만났다. 당시 신화통신은 “오르반 총리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방문 관련 상황을 설명했고, 시 주석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중국 견해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시 주석은 “국제 사회는 양측(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대화·협상 회복을 위해 조건을 창조하고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미국의 불확실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려는 것이 이번 방중의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대학의 리하이둥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그의 이번 방문은 2년이 넘는 갈등 끝에 우크라이나의 의사 결정권자들이 위기를 정치적, 외교적 조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중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공정하게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미국 대선 전에 바이든 행정부와 서방의 일부 동맹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위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군산복합체에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취약하며, 모든 당사자의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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