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채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2024-07-24 10:19:56 게재

꼼꼼한 내신 준비로 공정 무역 마케터에 더 가까이

채민씨는 TV 광고가 제일 재밌었다. 흥미와 호기심은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에 대한 구체적인 진로로 채워졌고 스스로 계획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활동으로 가득 찬 학생부를 만들었다. 주도적으로 선택한 활동이었기에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제 공정 무역 마케터라는 꿈을 모두에게 설득할 시간이다.

이채민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서울 자운고)

이채민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서울 자운고)

사진 배지은

3년 내내 참여한 학생회로 리더십 부각

채민씨는 어릴 때부터 유독 광고를 좋아했다. 하루 종일 CM송을 따라 부르기도 했고 ‘나라면 이렇게 만들었을 텐데’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나만의 광고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고2 영어 시간에 접한 모의고사 지문은 진로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업이 부적절한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부적절한 광고인데도 소비자가 제품을 소비하는 심리가 궁금했어요. 영어 선생님의 설명도 귀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웃음) 그 심리를 분석해 기업 마케팅에 활용해보고 싶었어요.”

고2 때 참여한 모의 국제기구 활동에서 개발도상국 노동자에 대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꿈을 ‘공정 무역 마케터’로 구체화했다.

“노동 착취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복지를 확충하고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노동자가 받아야 할 몫을 정당하게 지급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정 무역 시장이 지금까지는 소비자의 선함에 호소하는 생산자 위주의 마케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소비자가 주도해서 적극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소비 문화를 이끌어야 해요. 광고는 ‘설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 무역으로 만든 축구공이 글로벌 기업이 만든 축구공보다 매력적이지 않다면 소비자는 언제든 돌아설 수 있어요.”

채민씨는 고1과 고3 때 학급 회장, 부회장은 물론 고등학교 내내 학생회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종합전형을 염두에 두고 리더십을 어필하기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삶의 휴식이자 활력소가 됐다.

“친구들과 토론하고 기획하는 게 재밌었어요. 총무부장을 맡아 재무 관리도 담당했죠. 소비 흐름을 이용한 코로나19 기부 배지도 제작하는 등 경제와 관련된 활동도 많이 했어요. 진로와 연관시킨 덕분에 학생부에도 무게 있게 담을 수 있었고 면접에서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강점인 사회 과목 위주로 선택해 내신 성적 올려

고2 때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많아졌다. 채민씨는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1학년 내신 성적을 만회하기로 했다. 수업의 대부분을 교과 과제로 대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가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점을 고민하다가 ‘서울 북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창동역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4시간 동안 고작 7명이 답변해줬어요. 그래도 다양한 의견을 모아 복합 문화 공간에 대한 구성,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죠. 힘들었지만 가장 뿌듯했던 활동입니다.”

채민씨는 고3이 되자 내신을 올리기 위해 ABC로 성적을 산출하는 진로선택 과목의 비중을 줄이고 강점인 사회 과목 위주로 일반선택 과목의 비중을 늘려 <세계지리>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를 택했다. 그 결과 성적을 ‘우상향 곡선’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수시전형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대부분 3학년 2학기 내신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오히려 성적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예요. 누가 어떤 카드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몰라요. 만약을 위해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끝까지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완성한 학생부는 채민씨의 든든한 무기가 됐다. 첫해엔 한성대 사회과학 계열에 교과전형으로 합격했으나 전공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다음해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현 소비자산업학과)에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했고, 다시 종합전형으로 지원해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24학번이 됐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마케터가 목표

채민씨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선택 과목으로 <미적분> 대신 <확률과 통계>를 택했다.

“대학 수업에서는 기본 미적분 공식에 대입하는 정도라 큰 어려움은 없어요. 전공을 깊이 공부할 때 수학 공부가 더 필요하다면 이제는 얼마든지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원하는 전공을 택했기 때문에 대학 강의는 재밌고 앞으로 배울 전공 과목에 대한 기대도 크다. 특히 1학년 때 배운 <경제와 소비이론>이 재밌었고 앞으로 배울 <금융시장과 소비자>도 무척 기대 중이다.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다양한 요인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소비 문화를 이끌고 싶어요. 몇 해 전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쇼핑 앱 ‘지그재그’의 광고가 무척 인상 깊었어요. 단순히 고객을 중장년층으로 넓히기 위한 목적이 아닌, ‘그래니 시크’를 활용한 마케팅과 ‘니들 마음대로 사세요’라는 문구가 너무 강렬했어요. 저도 인상 깊은 광고를 만들어서 공정 무역과 접목해보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국제 공정 무역 기구의 한국 지사 마케터입니다.”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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